네이버에서 블로그 도메인 관련 정책의 변화를 발표했다.

요점은 아래와 같다.

1. blog.me 사용 불가

2. 2차 도메인(내가 따로 도메인을 사서 블로그에 홈페이지 주소처럼 붙이는 것) 사용 불가

3. 모든 블로그 도메인은 naver.blog.com만 사용 가능

4. blog.me와 2차 도메인 지원은 2021년 1월부터 완전히 종료되고, naver.blog.com으로의 리다이레트도 중단

쉽게 말해 모든 블로그는  naver.blog.com/XXXXXX 이런 형태의 주소만 가능하며, 2021년부터 기존의 blog.me나 일반적인 도메인을 치고 들어가면 에러가 뜬다는 얘기가 된다.

 

Samesite 쿠키 정책?

설명해봐야 광고 하는 놈들이 알아 듣지도 못하고, 솔직히 나도 광고하는 놈이니 뭔 소린지 잘 모른다. 그런데 최대한 간략하게 설명할테니, 최대한 알아들은 척을 하면 된다.

우리가 브라우저를 이용하여 온라인 사이트를 다니면, 브라우저의 쿠키라는 놈이 그 히스토리가 저장된다. 

대표적으로, 갔던 사이트에 다시 갔을 때 로그인 정보가 다시 채워지는 것도 쿠키가 일을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광고 쪽에서는 이 쿠키라는 놈이 아주아주 큰 역할을 한다. 일단 우리가 돌아다닌 정보들이 쿠키에 저장되고, 광고 매체는 그 쿠키를 분석하여 나의 성향을 파악한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지, 요리를 좋아하는지, 대략 어떤 성별과 어떤 연령대의 사람들과 유사한 온라인 이용 패턴을 보이는지. 우리가 GDN 등에서 광고 대상을 "타게팅"한다는 것은 쿠키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samesite라는 놈은 이 쿠키 내에서 크로스도메인, 즉 이 도메인에서 저쪽 도메인으로 넘어가는 정보를 다루는 것에 관여한다. samesite를 이용하여 사이트(엄격하게는 도메인)를 넘어갈 때 이전 사이트의 정보를 다루는 옵션을 제공하는데, 크롬에서 이것을 디폴트로, 그리고 엄격하게 다루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예전에 되던게 안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그럼 크롬만 이것을 적용하느냐? 아니다. 

사파리나 파이어폭스에서는 이미 이러한 기능을 적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게 해결 불가능한 이슈인가? 역시 아니다. 유튜브는 이미 가장 흔한 samesite 관련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음... 문돌이들은 무슨 얘긴지 모르겠지? 나도 몰라.

그냥 "뭐가 변하면서 이슈가 생기긴 하는데, 크롬만의 이슈도 아니고 해결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는 것만 알아두자.

 

네이버의 거짓말

네이버 블로그 팀에서 올린 공지글을 보자.

https://blog.naver.com/blogpeople/221788926430

 

블로그 도메인 정책 변경 안내

안녕하세요.네이버 블로그 서비스팀입니다.블로그 도메인 정책이 변경되어 안내드립니다.​현재 블로그 도...

blog.naver.com

야이 개....

다시 말하지만, 이건 쿠키의 문제이다. 사용자 이동의 문제가 아니다.

최소한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도대체 크롬이 언제 접근 자체를 막았어? 그게 가능키나 해? 

만일 네이버의 주장처럼 도메인 접근이 막힌다면, 워드프레스나 WIX 같은 서비스는 다 망해야 한다. 별도의 도메인을 못 붙이는데, 개인 블로그도 아닌 회사의 웹사이트라면 그러한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 카페24와 같은 쇼핑몰 호스트도 망할 것이다. 

samesite 관련 변화는 이 글에서 다루는 정도로 아주 간단한 것은 아니지만 해결책은 존재한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것을 가장 간단하고 가장 네이버 편의적으로 다루려 하고 있다. 

 

예상되는 충격

다른 많은 것들은 잘 모르겟다. 다만 검색마케팅을 하는 입장에서 예상되는 것들만 다뤄보고자 한다.

우리 블로그에 사람들은 어떻게 방문할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검색이다. 검색 방문은 모든 플랫폼과 컨텐츠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기본이 되어야 한다.

일부는 블로그를 위한 광고를 운영할 수도 있고, 어떤 트래픽은 직접 블로그 주소를 입력하여 이루어질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의 정책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레퍼럴 유입이다. 우리 블로그의 주소가 언급된 다른 채널들에서 해당 주소 링크를 클릭하여 방문하는 것이다. 이것은 소셜미디어가 될 수도 있고, 다른 블로거의 글이 될 수도 있다. 지금 내 글이 blog.naver.com/xxx 주소가 아니라 xxx.blog.me나 xxx.co.kr을 이용하여 공유되었다면, 2021년부터는 사람들이 해당 링크를 클릭할 경우 에러 페이지가 뜨게 된다. 페이스북에 지인이 수개월 전에 공유한 내 글을 통해서도 여전히 방문이 이뤄지고 있는데, blog.me나 2차 도메인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전에 공유된 모든 링크로부터의 방문을 잃게 된다. 심지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자신의 글도 문제가 된다.

단순한 방문 문제 뿐이 아니다. 내 블로그를 인용한, 즉 내 블로그로 가는 링크를 제공한 외부의 컨텐츠들도 문제가 된다. 

기본적으로 검색엔진은 "해당 키워드를 검색한 사용자가 아무런 장애 없이 가장 정보에 만족할 수 있는" 컨텐츠를 검색 상위에 놓는다. 소스를 정비하고, 사이트 스피드를 높이고, URL을 구조화하고, 컨텐츠를 구성하고, 키워드를 상단에 배치하고, 이미지와 영상으로 정보를 풍부하게 만드는 등 우리가 검색엔진최적화 테크닉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모두 "정보를 찾는 사용자의 편의와 정보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들이다. 

만일 어떤 컨텐츠에 있는 외부의 링크들이 제대로 도착하지 않는다면? 추가 정보를 위해 링크를 클릭한 사용자들이 에러 페이지로 이동하게 된다면? 그 컨텐츠는 과연 좋은 컨텐츠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결국, 더 좋은 정보를 생산해서 더 널리 알려진 정보 생산자들이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치게 된다.

 

네이버는 왜 이럴까

내 결론은 하나다. 

쿠키를 독점하고 싶다는 것.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하여 발생한 모든 쿠키 정보를 blog.me나 개별 사용자의 2차 도메인이 아닌 naver.com에 묶어놓고 싶다는 것. 리다이렉트까지 막아버린다는 점에서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그것을 위해 저 사악한 짓을 거짓과 함께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가 최소한의 검색엔진으로서의 의식을 갖고 있다면 이런 짓은 못 한다. 세계 유일의, 최초의, 해결 불가능한 이슈도 아닌 것으로 플랫폼과 컨텐츠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정은 절대 내릴 수 없다. 들어본 적도 없다. 구글도 검색엔진최적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업데이트를 지속하고 있지만, 부정한 활동들을 걸러내기 위함이지 멀쩡한 활동들을 제한하고 사용자와 정보생산자 모두에게 막연한 피해를 끼치는 일은 없었다.

 

절대 쉽게 넘어갈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네이버가 많은 이해못할 일들을 해 왔지만, 이번 일은 "만행"에 가깝다. 

도대체 네이버는 어디까지 가려나.

 

* samesite에 대해 기술적으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이 이슈를 보다 쉽게 설명해줄 수 있는 분들께서 의견을 덧붙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을 남겨주셔도 좋고, 제 글을 공유하실 때 기술적 설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알았으면 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