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한가롭게 TV를 보고 있는데 구하라가 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등장합니다. 채널을 돌리니, 삼양라면과 짜짜로니로 도배가 된 광고가 나옵니다. 둘 다 한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의 광고입니다.


5월 초,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100대 광고주 안에 이름을 올렸다는 뉴스 기사가 나왔습니다. 지상파 광고, 케이블 광고, 배너 광고 등 기존에 사용되던 마케팅 방법들 자체를 비난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당연한 기업 활동인 것이죠. 단순한 매출 증대 외에, 지상파 광고는 주주 및 투자자 대상의 활동으로도 이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굳이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마케팅 활동에 딴지를 거는 것은, 그들이 바로 ‘소셜’ 커머스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각자 선두 뿐 아니라 선도의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들. 과연 그들은 ‘1등 소셜’ 커머스로서의 ‘소셜화’가 얼마나 되어 있을까요?


4월 한달간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집행한 업체는 위메이크프라이스입니다. 서두에 언급한 두 개의 광고 역시 위메이크프라이스였죠.티켓몬스터와 쿠팡을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고, 아래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그루폰이 신경쓰이는 것일까요? 상당히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위메이크프라이스에서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삼양라면과 짜짜로니 딜이 과연 얼마나 ‘소셜’ 속으로 퍼져나갔는지 궁금했습니다. 가장 단순하게, 다음에서 소셜 웹으로 ‘삼양라면 짜짜로니’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총 110건, 그러나 모든 내용이 해당 딜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트위터에서 페이지로 링크가 있는 관련 게시물은 총 15개, 그 중 절반 가까운 7개가 소셜커머스를 모아서 보여주는 다원데이 등에서 올리는 것이며, 그나마도 6개가 다원데이 한 업체에서 올린 것입니다. 위메이크프라이스에서 직접 올린 것이 한개 있으니, 일반 이용자들에 의한 공유는 15개 중 7개에 불과하군요.

 

네이버 실시간 검색으로 소셜검색을 해보아도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검색 첫페이지의 내용 중 오히려 해당 딜을 비난하는 글만 검색되었군요.

 

 

네이버 블로그 최신 글을 검색해 봐도 위메이크프라이스의 딜 자체를 홍보하는 내용은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다른 딜, 다른 소셜커머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사람들이 “나만 알고 있을거야” 하면서 공유하지 않는 것일까요? 아니면 소셜 공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소셜커머스의 노력과 활동이 없는 것일까요?


위메이크프라이스 사이트에 가서 삼양라면&짜짜로니 딜을 찾아보았습니다.

 

 


 

 

뭔가 허전하다고 느끼는 것은 저뿐일까요? 소셜 공유 기능을 아무리 찾아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다른 상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위메이크프라이스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총 707명의 팬이 있군요. 

사실상 정상운영을 하고 있지 않다고 보아야 합니다. 위메이크프라이스의 회원 수를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죠. 글을 보니 딜 소개도 거의 없습니다. 페이지의 정확한 운영 목적을 알 수가 없는데요, 대상과 커뮤니케이션 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인가 생각하던 중, 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글쎄요. 제 생각으로는 소셜커머스 위메이크프라이스는 아직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없습니다. 저 질문의 의미를 모른다는 것은 페이스북 운영을 맏고 있는 담당자의 직책과 전문성에도 의구심을 들게 만드네요. 각 게시물에 대한 팬들의 리액션 역시 미미합니다. 소셜커머스 업체이지만 정작 소셜미디어의 역할은 부수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기왕 하는 김에 위메이크프라이스를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트위터로 넘어가 보았습니다.

 

 

9,480 팔로잉에 10,323 팔로워. 숫자만 봐도 어떻게 팔로워 수를 확장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채널 자체를 홍보하고 가치를 높여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선팔 맞팔 과정에 상당수 의존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는데, 기업 트위터에서 상호 팔로잉은 거의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위메이크프라이스에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없다는 의심을 더욱 강하게 갖게 되었습니다. 좀 더 확장하자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롱테일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누락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입소문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아 업체를 모집하는 소셜커머스임을 고려하면 다소 아이러니하네요.


직접적으로 매출을 올려주지는 못하겠지만, 인지도에 기여할 수 있는 이용 후기는 얼마나 많을까요?

 

네이버 블로그에서 위메이크프라이스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모든 내용이 후기를 담고 있지는 않겠지만, 위메이크프라이스가 블로그를 통해 얼마나 알려지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므로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위메프라는 단어를 포함하는 네이버 블로그 글은 14,750건입니다(첨부 이미지 아래쪽). 요즘 좀 인기가 있는, 그리고 아주 인기가 있는 두 개의 단어와 비교해보겠습니다.

 

 

위메이크프라이스가 지금까지 광고 및 마케팅 활동에 투자한 비용이 지금까지 위대한 탄생에서 백청강을 위해 투자된 비용보다 적을까요? 이 정도의 바이럴 효과밖에 갖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광고, 바이럴과 더불어 사이트 방문자 유치에 필수적 채널인 검색을 위한 준비와 인식은 어떨까요?

구글에서 위메프를 검색해보았습니다.

 

 

위메이크프라이스의 사이트 소개가 "위메프가 준비한 오늘의 선물. 전국; 서울; 경기; 충청/전라/강원; 경상/제주 ... [ 제휴 이벤트]위메프와 함께하는 "신한카드 신상품 체험단" · [이벤트] KB국민카드 ..."이군요. 메타태그가 아예 적용되지 않은 것이죠. 검색최적화 역시 기본적인 부분부터 적용되어 있지 않습니다. 검색되는 페이지들도 개별 딜 페이지들은 거의 잡히지 않습니다.


 

이제 선두를 다투고 있는 쿠팡과 티켓몬스터를 살펴보겠습니다.

 

쿠팡의 경우 위메이프크라이스보다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인식이 더 많아 보입니다. 상품 페이지 내에 일단 소셜 공유 페이지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데요, 소셜커머스의 광고를 직접 적하지 않은 외부의 타깃에게 딜을 노출함과 동시에 검색엔진에게 외부 링크로 인식되도록 도와주니까요.

 


페이스북 역시 4천명 가까운 사람들이 팬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유입 채널을 알 수는 없지만 쿠팡 사이트 내에서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의 비중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트위터도 5천7백여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팔로잉이 상당히 많은데, 팔로워들에 대한 불필요한 맞팔이 많은 것이 아쉽습니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링크를 통해 방문했는데 상단에 비공식 계정이라고 적여 있어서 당황스럽네요. 

 

 

 

트위터 글은 대체로 바람직하게 올려져 있습니다. 간혹 호기심을 자극하겠다고 상품명을 누락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워터파크와 타워콘도를 한꺼번에 즐기자!"라고 하는 것보다는 구체적인 제품명, 그리고 쿠팡이라는 단어가 모두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링크가 이중으로 들어간 것은 운영상의 꼼꼼함에 대한 것으로 조금 더 주의를 바랍니다.

 

바이럴 효과를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17,000여 건, 위메프와 마찬가지로 아쉬움이 남습니다.

 

검색 엔진 최적화에 대한 인식은 부족해 보입니다. 네이버가 장악하는 국내 검색 시장에서 검색엔진최적화에 대한 인식 증대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언젠가 국내검색엔진들이 알고리즘을 제대로 업데이트 할 날을 고려한다면, 검색 엔진 최적화에 대한 사전준비는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네이버와 다음은 분명 언젠가 검색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한 투자를 할 테니까요.


티켓몬스터도 상품페이지에 소셜미디어 공유 기능이 제공됩니다.

 

 

티켓몬스터의 페이스북도 쿠팡과 비슷한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데요, 위메프와 비교했을 때 사이트 내에서의 소셜공유 버튼이 어떤 기여를 하는지에 대해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트위터도 팔로워 숫자 면에서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역시 맞팔은 불필요합니다. 팔로잉의 숫자가 더 많은 것으로 봐서, 팔로워 증가를 위해 선팔을 해왔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바람직한 방법은 아닙니다.

 

 

트위터의 글이 군더더기 없이 제품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데, 티켓몬스터라는 이름이 게시물에 들어가도록 해주면 더 좋겠군요.


네이버 블로그 글의 숫자는 위메프와 쿠팡보다는 많으며, 검색엔진최적화에 대한 인식은 티켓몬스터도 부족해 보입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광고에 대해 가장 많은 ‘변론’은 경쟁 심화를 타개하기 위해 공격적인 광고홍보 활동을 전개하여 인지도를 높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점유율을 높이려 한다는 것입니다. 공식적으로 말하지는 않습니다만, 거꾸로 공격적인 광고홍보 활동은 “잘 되니까 저런 것도 하는 것이야”라는 신뢰도를 심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규모의 예산이 필요한 광고활동 이전에 소셜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해 얼마나 고민해봤는지, 소셜커머스 업체들 스스로가 한번 자문해 봤으면 합니다. 가장 기본적이며 본질적인 부분을 외면한 것은 아닌지, 심지어 다른 업종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유리한 환경 자체를 외면한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보기 바랍니다.

 

소셜커머스 업계의 사람이 언젠가 “광고를 했던 날과 하지 않았던 날의 트래픽에 너무 큰 차이가 나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연합니다. 대량 트래픽을 단기간에 몰고 오는 것은 TV/배너 광고를 따라올 것이 없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바이럴과 검색은 또 다른 역할이 있고요.

 

문제는 그 비중입니다. 현재와 같이 TV/배너 광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유입 채널 구조를 변경하려는 노력이 절대 소흘히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규모 성장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마케팅 비용으로 인해 목표 규모가 상향되는 안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됩니다.

 

기업이 악마가 되는 길이 몇가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회사입니다. 고객을 위한 마음으로 출발했던 기업이 본의 아니게 악마의 길로 빠지는 가장 쉬운 방법이 효율성을 보장하지 않는 규모의 마케팅 활동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것들은 우리가 페이스북 트위터를 통해 새롭게 보고 느꼈던 ‘소셜’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들이 주는 가치가 아닙니다. 현명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업체고객, 일반고객)에게 행복을 주는 진정한 소셜커머스 업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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