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커머스는 과연 독이 든 사과일까"

 

 

작년 중반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소셜 커머스는 벌써 6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하며 새로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빠른 성장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소비자 불만의 온상처럼 다뤄지기도 하고, 심지어 "소셜 커머스 대실망 공모전"이라는 자극적인 이름의 행사도 열리고 있다. 역시 소셜 커머스에 발을 담근 업체의 마케팅 활동으로 보여지지만

 

소셜 커머스 업체들의 투명성과 공공성, 그리고 정직성을 활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소셜 커머스 업체만 개선되면 소비자들이 행복해질까 "아니다"이다. 소셜 커머스라는 생태계는 본질적으로 생산자-소비자의 관계가 아니라 참여업체-소셜 커머스 업체-일반 소비자의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가 생산자-유통자-소비자의 관계를 구성하고 있지만, 소셜 커머스의 경우는 일반 소비자가 참여 업체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구조상 순환구조로 되어 있어 기존의 산업과는 다른 면을 보이고 있다. , 소셜 커머스 업체와 일반 소비자와의 관계 아니라 참여 업체와 소셜 커머스 업체의 관계 역시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생태계의 구성원들이 때론 생산자가 되기도 하며 때론 소비자가 된다는 면에서 연결고리간 상호작용에 대해 보다 조심스럽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많은 기사들이 소비자를 책임지지 않는 소셜 커머스를 비판하고 있는데, 반대편의 축인 참여업체와 소셜 커머스를 다루고 있는 기사는 많지 않다. 오늘은 소셜 커머스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하나의 축인 참여업체-소셜 커머스 관계에서 참여 업체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얼마 다음 아고라에는 소셜 커머스로 인해 망한 식당 이야기가 베스트로 올라왔다. 내용인즉슨, 매출 2배라는 소셜 커머스 업체 영업직원의 말을 듣고 소셜 커머스에 참여한 작은 갈비집이 겉으로 보이는 엄청난 성과와는 달리 안으로는 막대한 손해를 입었고, 마침내 식당 문을 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용은 "소셜커머스로 대박내고 식당은 망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기사화까지 되었다. 갈비집 사장의 아들인 작성자가 제기한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저렴한 가격 제공과 더불어 단기간에 손님이 몰려 인건비가 들어가면서 단기적 손해를 봤다

 2. 기대와 달리 고객의 재방문율은 낮았다.

 3. 손님이 너무 몰리면서 단골 손님마저 발길을 끊었다.

동시에 작성자는 매장의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판매량에만 신경을 소셜 커머스 업체(정확히는 영업직원)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업체는 티켓 판매량이 예상보다 많이 나오자 판매 티켓량을 최초 1천장에서 3천장으로 늘렸다고 한다(일방적인지 협의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분명히 말하건데, 글을 어느 누구를 비난하고자 하는 글이 아니다. 자기 회사를 위해 열심히 영업직원을 (적어도 글에서) 비난하지 않을 것이며, 업주에게 " 정도는 예측했어야지" 또는 "당신이 결정해놓고 누굴 욕해"라는 무책임한 말을 던지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다. 앞서 밝혔듯 글은 소셜 커머스 참여 업체에 대해, 또는 그들의 입장에 대해 다루는 것이 것이며, 글을 통해 소셜 커머스라는 것이 많은 중소사업자들에게 "일부 성공사례" 그들의 몫이 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소셜 커머스를 참여하는 많은 업체가 "매출 감소만큼 홍보비용을 쓴다고 생각해라" "재방문을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매출이 늘어난다"라는 말에 매력을 느껴 소셜 커머스 참여를 결정한다. 맞는 말이며, 마케터라면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명제"로는 말이다.

 

후자의 경우를 먼저 살펴보자. 고객관계관리(CRM) 전략의 축은 Retention이다. 고객을 잡아둔다는 것으로, 결국 재방문을 의미한다. 거기에서 분화하여 Cress-selling Up-selling 전략도 나오게 된다. 중장기적 매출을 늘리기 위해 재방문을 유도한다는 것은 부정할 없는 진리이다. 하지만, "전략" 동일하더라도 환경에 따라 "전술"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위의 사례에 나온 갈비집을 생각해보자. 갈비라는 것이 우리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음식일까? 갈비집 역시 재방문이 중요한 업종에 속하지만, 재방문의 빈도가 얼마나 될까? 적어도 매주 한번씩은 갈비를 먹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또한, 갈비집 말고 다른 갈비집을 가서는 안되는걸까? 안타깝게도 갈비집은 방문과 다음 방문 사이의 시간적 공백이 짧지 않고, 대체제 역시 많다. " 갈비집이 맛이 없었던게 아니냐"라는 비난도 있었다고 하지만, 작성자는 "원래의 단골손님마저 발걸음을 끊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가게의 서비스에 만족하는 기존의 고객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업체의 문제가 아닌, 갈비집이라는 아이템의 문제이다.

 

전자로 넘어가보자. 많은 중소기업이 한번 시작된 경영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흔한 사례는 "매출감소-마케팅 비용 감소-인지도 저하-매출 감소"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는 것이다. 마케팅 비용이란 단기적으로 가장 표가 나지 않아 줄이기 쉬운 비용이지만, 회복 불가능한 악순환으로 빠져드는 걸음이 되기도 한다. R&D 비용도 비슷한 포지션에 있다. 잠시의 매출을 희생하여 홍보에 투자하면 결국에 웃는 자가 있다. 그러나 역시 일반론이 아닌, "나의 경우는"이라는 판단이 필요하다. 한달간의 티켓 판매 기간동안 위의 갈비집은 700만원의 적자를 보았다. 4인용 테이블 8개의 갈비집에서 7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리기 위한 기간이 과연 얼마나 될까? 동네의 작은 갈비집이라면 1인당 객단가도 그리 높지 않았을 것이다. 700만원에 타격을 받아 회복하지 못하고 폐업에 이를 정도의 약한 체질이었던 것이다. 과연 올바른 투자였을까? 양쪽에 옷걸이를 매단 봉을 들어버린 간꽁치는 아니었을까?

 

이와 같은 사례는 이미 많았고, 앞으로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소셜 커머스 업체의 책임을 논외로 한다면 개선의 여지는 어디에서 찾을 있을까? 기회를 빌어 소셜 커머스에 참여하고자 하는 업체, 특히 소규모 업체가 반드시 고려해야 몇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1. "홍보" 타당성을 고려하라

 - 우리 가게가 정말 홍보가 안되서 손님이 없는 것인가? 단순한 경쟁력이 아니라 경쟁자 대비 우월한 경쟁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홍보가 안되어서 손님이 없는 것인가? 사실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 지리적으로 굉장히 불리한 경우가 아니라면. 홍보를 통해 당신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홍보를 통해 얻을 있는 것이 얻고자 하는 것과 일치하는가?  

2. "홍보비" 타당성을 고려하라

 - 적자가 아니라 해도, 예상 "감소매출"(홍보비의 이름으로 투자하는) 회수 기간을 고려하라. 회수 기간은 정상 영업을 기준으로 한다. 단기 적자가 예상된다면 적자에 대한 대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당신의 주머니는 화수분이 아니고 당신의 아버지는 워렌 버핏이 아니다.

 - 또한 홍보의 최대 효과 역시 고려해야 한다. 하루 최대 100명을 소화할 있는 곳에서 1,000명을 끌어모을 있는 홍보 투자를 봤자 낭비만 뿐이다. 사흘을 굶었어도 혼자서 자장면 곱배기와 탕수육은 시키는 것은 낭비이다.

3. 판매 아이템의 활용 계획을 세워라

 - 판매 아이템이 우리의 주력 상품인가? 전략에 따라 그것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판매 상품을 미끼 상품으로 하고, 다음번에는 다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하도록 수도 있을 것이다.  구매-재구매 기간이 상품일수록 이러한 전략은 유효하다. 반면 재구매 기간이 짧고 정상 가격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적은 상품이라면 소셜 커머스를 위한 고객 직접 체험이 효과를 수도 있다.

4. 재방문과 입소문은 "유도"하는 것이다

 - 고객은 업주의 기대보다 무심하고 게으르다. 절대 기대한만큼 크게 감동하지도 않으며 기대한만큼 부지런하지도 않다. 50% 할인을 통해 방문한 고객에게 2 방문시 20% 할인을 제공한다거나 온라인 홍보 이벤트를 2 이벤트로 내거는 방문한 고객 대상의 다양한 재방문/입소문 활동을 미리 생각하라. 티켓 판매로 1 방문을 하는 순간 소셜 커머스 업체의 역할은 끝난다. 그들은 하나의 거래처일 뿐이지 당신이 고용한 경영 컨설턴트가 아니다. 일단 매장에 방문한 순간 마케팅은 다시 시작된다. 소셜 커머스를 통한 방문은 재방문을 위한 문만을 열어줄 뿐이다. 방문이 있어야 재방문도 있으니까.

 

위의 어디에도 답을 내리지 못했다면대로 하면 안된다. 이것은 당신의 몫이 아니다. 그냥 하루하루 방문하는 손님들을 정성스럽게 대하다 보면 더딘 걸음이지만 사업은 성장할 것이다. 소셜 커머스 영업직원은 엄청난 성공 사례들을 보여주며 당신을 설득할 것이다. 어쩌면 결코 당신은 얻지 못할 것들을. 일부는 소셜 커머스 업체 입장에서는 성공 사례지만 위의 갈비집과 마찬가지의 결말을 맞았을지도 모른다. 영업직원은 하나의 직업인으로서 나름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믿기에 앞서, 당신도 사업의 소유자로서 당신 자신과 당신의 사업에 대해 최선을 다해 고민해봐야 것이다.

 

인삼은 몸에 좋다. 하지만 모든 이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 내가 수삼을 먹어야 할지 홍삼을 먹어야 할지, 아니면 그냥 할머니가 정성들여 말려주신 도라지를 씹는 것이 건강에 제일 좋을지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 능력은 스스로가 갖추어야 것이다. 영업직원의 추천 하나로 대박 나는 사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글은 IT 전문 신문인 베타뉴스에 전문가 칼럼으로 실린 글입니다.
http://www.betanews.net/article/53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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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제 광고도 좀...굽실굽실

슈퍼볼이 지금 진행되고 있지요.
우리의 하인스 워드가 속한 피츠버그가 3쿼터까지 4점차로 뒤지고 있는데, 4점이면 터치다운 한방에 끝나는 점수니 아직은 모르는 거지요.

아직 경기는 진행되고 있지만 Commercial Break의 광고들에 대한 평가는 이미 나오고 있네요.
1위는?
바로 Doritos 광고입니다.


슈퍼볼 광고의 단골인 버드와이저가 2위를 차지했네요.

음...솔직히 저는 둘 다 별 느낌이 없네요.
1위는 전혀 뭐라는 건지 모르겠고, 버드 광고도 하이네켄 광고랑 메시지 컨셉이 비슷한 듯.

미국애들 광고니 내가 딱히 뭐라고 할 것도 아니고 ;;;
설 연휴동안 어쩌면 사상 가장 멍청한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사례를 소개해드렸었죠.

[소셜 마케팅 케이스 스터디] - 케네스콜의 멍청한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케네스콜과 똑같이 Global Crisis를 건드렸지만 다른 경우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바로 한국 진출이 공식화되며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는 그루폰(Groupon)이죠.

어제의 글에서 언급했듯 미식축구 최종 승자를 가지를 슈퍼볼은 광고에 있어서도 최고이자 최대의 기회입니다. 
그루폰(Groupon)의 이번 캠페인 이름은 Save the Money입니다.

현재까지 3편이 공개된 동영상에는 유명인들이 등장하여 고래, 아마존의 밀림, 티벳 등 세계인들의 우려 섞인 관심을 받고 있는 대상에 대해 소개합니다. 그리고 바로 직후에는 그루폰(Groupon)의 상품을 소개하는데, 앞의 대상과 연결하여 생각할 수 있는 것이죠.
엘리자베스 헐리가 나온 동영상을 볼까요?


브라질의 열대 우림이 사라지는건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헐리는 "모든 밀림이 사라지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응? 뭥뮈?
그러면서 뒤에 들리는 배경음. 뭔가를 쩍 하고 뜯어내는 소리, 그리고 "아!" 하는 여자의 비명소리.
아항, 브라질리언 왁싱 상품을 소개하고 있군요. 

여기에서 끝인가?
아니죠. 만일 그렇다면 그루폰(Groupon) 역시 "장사꾼"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을 겁니다.
이 광고는 그루폰(Groupon) 웹사이트 메인으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Save the Money 캠페인 사이트로 연결되지요.
캠페인 마이크로 사이트를 별도로 만들었다는 얘기는? 원래의 그루폰 웹사이트와는 조금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루폰(Groupon)은 이 사이트를 통해 매출의 일정액을 해당 대상을 위한 활동에 기부한다네요.
흠... 나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이죠?

하지만 광고/마케팅 쪽에서는 이 광고에 대해 그리 좋은 평가를 내리지만은 않고 있네요.
영상물로서는 좋은 컨셉과 전략을 갖고 있지만, 아직 그루폰(Groupon)이 미국 내에서 "모든 사람이 알고 이용하는 서비스"가 아님을 고려할 때 그루폰(Groupon)의 정체성에 대해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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