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엔진최적화가 조금씩 마케팅 담당자들의 눈에 띄면서, 이런저런 문의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직은 회사 내에서 프로젝트로 확정된 후의 문의라기보다는, 담당자들 개인이 필요 또는 관심에 의해 조심스럽게 알아보는 단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검색엔진최적화 문의 때마다 빠지지 않는 부분이 비용입니다. 내부에서 예산을 어느 정도 할당해야 할 지, 그 예산에 맞는 성과가 발생할지에 대한 고민은 어느 경우에나 마찬가지겠죠. 











회사건 산업이건 돈이 오픈되어 있지 않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물론 이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예산의 밴드가 형성되겠지만, 대행사와 클라이언트쪽에서 오면가며 듣는 얘기로는 관심이 늘어나는 이 과도기에 예산 장난을 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검색엔진최적화가 마치 고급 마케팅인양 포장해서 터무니없는 높은 비용을 부르거나, 시장의 질서를 흔들 정도로 낮은 비용으로 제안을 하는 사례를 직접 보고 들은 적도 있고요. 기업의 담당자들이 프로젝트 구상시에 대략적으로 감을 잡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검색엔진최적화는 웹사이트나 컨텐츠처럼 그 작업 자체가 눈으로 드러나는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아직 대중화된 마케팅 기법도 아니고요, 예전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정통부 단가처럼 시장의 표준화된 단가 역시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이 내부 또는 외부의 사례를 통해 얼마의 예산을 검색엔진최적화에 투자해야 하는지 가늠하기도 어렵습니다. 검색엔진최적화를 전문적으로 수행해온 대행사 역시 손에 꼽을 정도이며, 업력이 오래된 대행사는 "00협회와 계약을 하고 회원사 사이트 00개에 대해 일괄적으로 검색엔진최적화"와 같은 형식의 계약이 많았습니다. 대행사들끼리도 저 회사는 어느 정도 내용과 수준의 비용 테이블을 갖고 있는지 모르는 현실입니다.


먼저, 검색엔진최적화 프로젝트의 비용산정 유형에 대해 알아볼께요. 크게는 4개로 구분됩니다. 


첫번째는 시간당 비용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한 예로는 변호사의 법률자문이 있겠지요. 미국/호주의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이러한 형태는 개별 사안들마다 "이게 몇시간 짜리의 일인가"에 대해 클라이언트와 대행사가 논쟁하며 보내는 시간 및 에너지의 소모가 너무 크다고 하네요. 


두번째는 유지보수 개념입니다. 웹사이트 유지보수와 마찬가지로 월 얼마의 고정 비용을 정해놓고, 사전에 협의된 업무대상 내의 일들을 지원하는 것이죠. 외국의 경우 웹사이트에 대한 검색엔진최적화가 상대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어 한번의 작업으로 검색경쟁력이 유지되는 기간이 짧거든요. 또한 마이크로사이트 제작이 많은 경우에도 유지보수 형식의 계약이 유용합니다. 신규 사이트들에 대해 일정 수준의 최적화를 지원하는 것이죠. 유지보수의 경우에도 업무범위의 사전 협의가 중요합니다. 어디까지를 유지보수로 할 것이며, 어디부터를 별도 계약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요.


세번째는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가장 익숙한 프로젝트별 비용 형태입니다. 프로젝트별 비용에서 이슈가 되는 것은 어떤 형식으로 비용을 적용할 것인가입니다. 검색엔진최적화가 웹사이트를 다루다 보니, 웹사이트처럼 투입인력의 급수를 나누어 "소프트웨어기술자 노임"을 적용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SW에서도 말이 안된다는 얘기가 나오는 걸 다른 데에 적용하려 하다니. 


마지막으로는 이익분배입니다. 다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쇼핑 서비스에 있어서의 검색엔진최적화는 특히나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방문이 단기 이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따라서 수익의 몇%를 대행비로 제공하는 형태가 가능합니다. 


작업 페이지 수에 따른 비용도 오며가며 들어본 것 같은데, 의외로 널리 쓰이지 않는군요. 


그럼, 각 형태에 따른 일반적인 비용을 알아볼까요?


시간당 비용은 10~20만원이 가장 많습니다. 절반 이상이라고 보시면 돼요. 글로마케팅을 담당하시는 분들 중에서 외국에 위치한 SEO 대행사의 영업 메일을 받아본 분들도 계실텐데요, 가격이 놀랍습니다. 시간당 25달러 이하. 이 업체들은 인도에 위치하거나, 인도의 현지인을 고용한 경우가 확실합니다. 이러한 대행사들의 대부분은 백링크를 이용해 순위 관리를 하는데요, 상당히 위험한 방식입니다. 가급적 거래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기본적인 웹사이트 구조에도 손을 대는데, 그것이 너무 기초적인 수준이어서... 저 같은 경우는 "이거 돈 받기도 애매한데 그냥 트레이닝 세션 한번 공짜로 해 드릴테니 자체적으로 하세요"라고 얘기하는 정도의 수준입니다.


프로젝트 베이스의 계약은 국내에서 가장 일반적일텐데요, 1~2천만원 수준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3천만원까지도 꽤 있고요. 이 역시 사이트 규모나 한번에 몇개의 사이트를 손대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m사이트가 따로 있다면 비용이 올라가겠지요. 기능이 따로 없는 단순한 브랜드 사이트와 쇼핑몰도 차이가 있고요. "야 이거 얼마나 청구해야 하지?"라는건 모든 PM의 고민입니다.


세번째는 월 유지보수 형태인데요, 검색엔진최적화라는 게 워낙 업무범위가 넓다 보니 이건 단순히 비용 하나를 가지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추가/변화되는 페이지에 대한 On-site SEO만 하는 경우도 있고, 주요 키워드의 상시 순위관리도 있고... 그래도 이 형태에 대한 비용을 말하자면 100~500만원/월이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폭이 너무 크죠? 업무범위가 계약마다 너무 달라서 그래요. 100만원 이하는 역시 인도 업체들이 많고요. 


이익분배는 딱히 얼마 수준이라고 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국내의 프로젝트에서 저 비용을 그대로 적용하기란 어렵습니다. 모든 제품/서비스의 비용은 인건비, 시장, 경쟁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사례를 든 글로벌 시장과 국내시장의 가장 큰 차이는 희소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검색엔진최적화를 하는 회사가 별로 없으니 더 돈을 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반대로, 검색엔진최적화를 하는 클라이언트가 별로 없으니 비용이 올라간다고 보는 게 옳습니다. 시장의 수요가 적다보니, 대행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위해 조금 더 높은 비용을 받게 됩니다.


모바일 사이트, 글로벌 사이트가 함께 진행될 때에도 약간 비용이 올라가겠지요.


의외로 사이트의 페이지수는 그리 의미가 없습니다. 매일 자신의 블로그에 관련 글을 올리며 전문가랍시고 자처하는 사람의 블로그 글에서 "사이트가 수천페이지면 적용대상이 수만개"라는 글을 봤는데요, 맞는 말이지만 거짓말입니다. 적용 대상이 많긴 하지만 그걸 다 SEO 컨설턴트가 손대지 않아요. 페이지, 컨텐츠 타잎에 따라 기준과 규칙을 정하는 것이 컨설턴트의 일입니다. 100페이지가 동일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면, SEO에서는 샘플 페이지만 가지고 "여기를 H1, 여기를 H2. Alt와 파일네임은 이런 식으로"라고 하나의 기준을 만들어주고, 제작쪽에서 적용된 사항을 사후검수하면 됩니다. 유일하게 개별적으로 손이 가는 건 T&D 정도? 앞에서 말한 "적용대상 수만개" 운운하는 말은 그냥 "일이 많으니 돈 더 줘"라고 실제 업무를 부풀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페이지 수보다는 페이지 종류의 수가 더 비용에 영향을 미칩니다.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은 경우도 있어요. 10년 넘게 SEO를 한 사람들도 아직도 기술적으로 처음 접하고 고민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기존 URL의 삭제, Redirect와 같이 손이 더 가능 경우도 있고요. 이런 경우에는 단순한 SEO 요소의 적용보다는 비용이 올라갑니다.


업무범위, 당연히 비용에 영향을 미치죠. 국내의 경우 웹사이트의 제작방식 자체에 문제가 많아 단일 SEO 프로젝트에서 손이 더 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클라이언트가 대기업이면 조금 더 부르기도 합니다. 왜 이러세요. 다들 아시면서.


검색엔진최적화를 고려하시는 마케터 분들께 한가지 더 드리고 싶은 당부 말씀은, 그 성과에 대해 꼭 생각해주세요.

3천만원 들여서 SEO를 했는데 검색방문자수가 월 100명 정도 늘어난다면? 30% 증대? 30% 증대가 멋져 보이지만 그게 30명일 수도 있어요. 차라리 그 돈으로 광고를 하는 것이 낫습니다. 특히 국내 사이트 SEO의 경우는 마케팅 ROI를 반드시 생각해주세요. 실제로 작년에 꽤 큰 3개의 회사/단체에서 문의가 왔었는데, 미팅 전에 제가 그냥 하지 마시라...고 했어요. 대행사 대표 주제에 미친거죠. 그 이유는, 아무리 살펴봐도 ROI가 보이지 않는거에요. 사이트도 좀 복잡하고 결제도 있어서 일단 비용은 어느정도 나올 것 같은데, SEO를 한다고 해서 검색유입이 늘어날 것 같지 않더라고요. 네이버가 죽일 놈이죠. 그냥 웹사업으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성과를 전제로 한 마케팅 프로젝트라길래, 이거 잘못하면 담당자님 피박 쓰신다고 하지 말라고 그랬거든요. 물론 국내 검색엔진최적화가 아예 의미없는 것은 아닙니다. 내부 마케팅 전략적 의미도 있고, 모바일 환경에 맞춰 반드시 필요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자사의 현재 노출현황, 고객의 사용패턴, 그리고 예상되는 성과 개선을 반드시 생각하신 후 결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100~200 들어서 하는 거라면 제가 왜 말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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