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새로운 개념의 소셜 미디어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대세가 되면서 가장 많이 나온 얘기 중 하나는 "이제 사람들은 블로그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을 것인가"이다.

자신의 소식을 전하고 의견을 나누던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인 블로그는 소셜 미디어가 제공하는 기능과 가장 크게 충돌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의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블로그 이용자는 2009년에 비해 25%나 감소했다고 한다. 같은 기간 트위터는 400%의 이용자 증가를 보다. 

물론 전체 이용자로 보면 아직은 블로그가 앞서고 있지만(블로그 12%, 마이크로 블로그 10%), 그 추이를 보면 조만간 전세가 역전될 것이다.

<2009~2011 소셜 미디어 이용활동 변화>

2006년에 비해 십대의 절반 가량만이 블로그를 이용하고 있으며, 블로그의 주요 이용자층이었던 18~33세 인구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34세 이상의 인구에서만 2008년에 비해 약간 증가를 보였을 뿐이다. 유사한 조사가 호주에서도 발표된 바 있다.

이는 개인 블로그 유저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블로그를 주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운영하던 많은 기업들도 블로그를 떠나고 있다. 일례로 뉴스 블로깅 사이트인 Huffington Post는 최근 3억1천5백만달러에 사이트를 팔았다.

과연 우리는 "블로그는 죽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티브이가 나왔을때 라디오는 죽었다고 말했다. 비디오가 나왔을때 극장은 죽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이 나왔을때 페이퍼 신문과 잡지는 죽었다고 말했다. 과연 라디오와 극장과 신문/잡지는 죽었는가?

어느 미디어가 메인 스트림에 오른다는 것은 나름의 역할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매체가 모든 Needs를 충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며 그 역할과 활용이 걸러질 뿐이다. 이 걸러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르는 감소를 안정의 시각이 아닌 몰락의 시각으로 보기 때문에 매번 그러한 호들갑이 나오는 것이다. 

한때 블로그는 개인의 생각과 일상을 전하고 자신만의 컨텐츠를 세상에 알릴 수 있는, 그리고 세상과 교류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미디어였다. 블로그 이전에 개인 웹사이트가 있었지만, 블로그는 개인 웹사이트의 기능을 "완전히" 대체했다. 그리고 어느날 페이스북과 마이크로 블로그가 등장했다. 매일매일의 짧은 일상을 공유하기 위해 블로그를 이용하던 사람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미투데이로 옮겨갔다. 

그것으로 끝인가? 블로그의 기능은 그것으로 끝이었나? 페이스북은, 트위터는 블로그의 기능을 "완전히" 대체했나? 아니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 블로그는 블로그의 기능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하다. 여러장의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긴 글로 구성된 컨텐츠를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소화하지 못한다. 그것들은 여전히 블로그만이 전달 가능한 것이다. 블로그를 외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사용하던 기업들이 블로그를 버리는 것은 그들이 웹사이트라는 컨텐츠 플랫폼을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다 복잡하고 많은 컨텐츠를 소화해주는 플랫폼이 필요 없어진 것이 아니다.

블로그는 단지 변화하고 있다.
모든 종류의 컨텐츠와 확산과 공유를 담당하던 블로그는 확산과 공유의 기능을 페이스북과 마이크로 블로그에 넘겨주고, 컨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앞으로도 해 나갈 것이다. 

페이스북이 블로그를 대체한다고?
하다못해 이 글만 봐도 페이스북이 도대체 어떻게 소화한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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