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앞서 검색 쪽에서 말하는 어뷰징이라는 용어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어떤 정보를 찾기 위해 검색창에 단어 혹은 구문, 때로는 문장을 입력합니다.

그러면 각 검색엔진의 판단에 따라 "우리에게 가장 가치가 있는" 컨텐츠가 Organic Search 영역의 상단부터 제공되게 됩니다.

어뷰징이란 정상적인 검색엔진의 판단을 흐리게 하여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 소비자의 방문을 유도하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쉽게 말하자면 낚시성 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반적인 낚시성 글(제목과 내용이 다른)과 다른 점은, 부족한 정보에도 불구하고 검색엔진의 눈을 흐리기 위한 조작을 통해 검색 상위에 오른다는 것이죠.


우리나라의 검색엔진은 구글과 같은 검색 전문엔진이라기 보다는 포털의 성격이 강합니다. 그래서 어느 한 기능에 치우친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품질의 문제도 생기고(구글도 모든 자사의 서비스에 고른 역량을 투입하거나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지는 못하고 있죠), 다른 영역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다른쪽을 희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포털 베이스에 폐쇄적인 성격을 가진 국내 포털에서 이런 "마인드"가 자주 보여집니다. 지금이야 "네이버와 다음의 전체 사용자 수 비교는 이미가 없다"고 하지만, 각각이 하나의 독립 채널과 같았던 과거에는 우리 사이트의 회원이 얼마고, 월간 페이지뷰가 얼마다 하는 것이 광고를 수주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데이터였거든요. 그러다보니 내부 트래픽을 높이기 위한 꼼수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런 트래픽 유도는 "자연적인 시장 패턴"을 중시하는 검색의 가치와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 네이버에서 꽤 인기를 끌었던 "요즘 뜨는 이야기"의 예를 들어볼께요.



저의 예전 네이버 블로그도 요즘 뜨는 이야기에 몇번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하루 방문자가 10만명을 넘을 정도로 주목을 받는 서비스였습니다.


이게 정말 "요즘 뜨는 이야기"일까요? 정말로 "요즘 뜨는 이야기"라면 사람들이 이미 많이 관심을 갖는 내용이어야 하겠죠? 그러나 이 서비스는 네이버 내의 "요즘 뜨는 이야기" 카페에 들어가 글을 올리고 선정 신청을 하면, 네이버 측에서 "이 글이 사람들 관심을 끌겠다"라는 글을 선정하여 메인에 소개하는 것이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네이버가 띄워주고 싶은 이야기"겠지요.


검색이라는 행위가 인터넷 이용자의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되고, 이에 따라 검색마케팅의 가치가 늘어나면서 포털의 이런 서비스를 악용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바로 어뷰징입니다.


어뷰징에 많은 방법이 있지만, 테크닉이 아닌 방법론에서 흔한 것 하나는 지금 화제가 되는 키워드에 대해 "즉각적으로" 글을 올리는 것입니다. 올리는 자체는 나쁠 것이 없는데, 당연히 방문자 수를 목적으로 하는만큼 검색 상위에 들기 위한 "어뷰징성 테크닉"을 많이 씁니다.


아래 예를 한번 보시죠.

다음에서 "지금 화제가 되는 글"로 메인에서 지드래곤에게 손편지를 쓴 디자이너 얘기를 다뤘습니다.

물론, 지금 화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다음에서 화제로 밀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런데, 다음 담당자의 오타로 관련 키워드가 "지드래곤에게 손편지 쓴 디자이너"가 아닌 "지드래곤에서 손편지 쓴 디자이너"라고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오타 제목까지 그대로 가져간 카페와 블로그 글들이 검색 상위에 노출됩니다.



이 글은 4월 13~15일 정도 처음 등장하였고, 4월 16일에 인터넷 뉴스에 소개되었습니다. 그 이후 특별한 주목을 끌지 못하다가, 다음 메인에 오른 후 관련 카페/블로그 글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블로그 검색순위 3위의 아래 글을 방문해서 읽어보시죠. 여러분이 알고 싶어하는 바로 그 정보를 담고 있는, 과연 검색 3위를 할 가치가 있는 글인지.

http://ost4209.tistory.com/1020


반면 네이버에서는 반응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날짜가 "어제"라고 된 상위의 글들은 다음에서도 노출된 글이며, 네이버 블로거들은 관심도 없습니다.



검색엔진은 사람들의 검색 행위를 늘리기 위해 "이게 지금 화제야. 너도 꼭 봐야 해"라며 컨텐츠를 Push하고, 그렇게 화제로 "만들어진" 키워드로 방문자를 낚기 위해 블로거들은 어뷰징을 합니다. 이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검색엔진들은 말합니다. "검색어를 통해 오늘의 한국 사회를 볼 수 있다"고.

흠... 정말요? 

양심도 없으셔 정말. 


구글은 스팸성 컨텐츠를 잡아내는 노력을 절대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검색결과화면 상단의 키워드 광고 수도 제한하고 있고(엄밀하게는 검색결과 화면에서 광고의 비율을 제한), 키워드 광고에서도 Quality Score Index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구글을 이용한 검색 이용자가 낚시를 당하는 일을 줄이기 위해, 그래서 "구글로 검색하면 내가 찾는 결과가 더 잘 나와"라는 검색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검색포털들에게 그런 자존심과 자부심을 바라기는 무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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