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검색엔진이 컨텐츠의 정보를 읽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요인들을 살펴봤다. 오늘은 컨텐츠에 대한 검색엔진의 접근 자체를 막는 대표적인 요소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글 보기] - 검색엔진의 눈을 가리는 웹사이트 - 1. 컨텐츠

 

1. URL

 

검색엔진최적화에서 URL은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URL은 많은 검색엔진최적화 컨설턴트들이 웹사이트 분석시 제일 먼저 확인하는 요소 중 하나이며, 구조화와 타겟 키워드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URL의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역할은 “검색엔진에게 웹사이트 내 페이지들을 안내하는 이정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URL로 인해 검색엔진이 개별 웹페이지들을 인식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URL에 대해서는 하나의 컨텐츠를 별도로 작성해야 할 정도지만, 오늘은 단 하나만 기억하자. 

“#는 나쁘다”

소셜미디어의 해시태그로 인해 더없이 친숙한 #지만, URL에서의 #는 매우 나쁘다. 

 

검색엔진은 # 뒤의 정보를 읽지 못한다.

여기 여러 페이지의 URL들이 있다. 

도메인.com/aaa/#a

도메인.com/aaa/#b

도메인.com/aaa/#c

도메인.com/aaa/#d

분명 우리 눈에는 4개의 분리된 페이지들인데, 검색엔진에게는 도메인.com/aaa까지만 인식된다. # 뒤의 정보를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URL 단위로 페이지를 수집하여 보여주는 검색엔진이 개별 페이지를 분리해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은 큰 문제가 된다.

 

URL이 이렇게 구성되는 가장 흔하고 쉬운 예는 탭으로 컨텐츠를 구분하여 보여주는 페이지다. 

아래와 같은 구조의 웹사이트를 예로 들자면, 1의 메뉴를 클릭했을 때 2의 영역은 바뀌지 않고 3의 영역만 바뀌는 구조다.

디자인적 예시일 뿐, 실제 삼성반도체 미국의 사이트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페이지를 이렇게 구성하는 기획자의 가장 큰 논리는 사용자 편의성이다. 굳이 모든 페이지를 다시 로딩하지 않고 하단의 페이지만 바꿈으로써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것인데, 의미가 없는 말은 아니지만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페이지 전체를 로딩하는 경험(페이지를 새로 이동한다는 느낌)이 정말로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주는가? 물론, 페이지를 이동할 때마다 절반 이상의 트래픽이 이탈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긴 하지만 전체 리로딩과 부분 교체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까? 

둘째, 상단의 정보를 다시 로딩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 사용자 편의성을 해칠 정도인가? 그 정도로 열악한 인터넷 환경이 얼마나 될 것이며, 만일 로딩 시간이 이슈라면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한 페이지 최적화가 우선이 아닐까?

셋째, 사용자 편의성이 높아진다고 가정하면, 그것이 과연 검색노출 제한과 맞바꿀 정도의 가치인가?

 

긴 페이지 내의 특정 부분으로 바로 이동하게 만드는 용도로 #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해당 페이지의 대표 주소를 #로 막아버리지만 않는다면 이 경우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득히하게 #를 사용하는 경우 #!와 같이 !를 분이는 방법(hashbang이라고 부른다)이 있으나, 활용이 제한적이며 기술적인 설명이 필요하니 본 글에서 다루지는 않겠다. 

 

 

2. Robots.txt, Noindex Tag

 

Robots.txt 파일은 검색엔진의 수집 활동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웹사이트 내에는 검색 결과에 드러나서는 안되는 페이지들은 존재한다. 각 회원의 개인정보 페이지나 보안 자료, 그리고 어드민 관련 페이지들이 대표적이다. 또한 웹사이트 내에는 “서버에서는 삭제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방문해서는 안되는 옛날 페이지”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러한 페이지들은 Robots.txt 파일을 통해 검색엔진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

 

아래의 Robots.txt 파일 예를 보자

User-agent: *

Disallow: /admin

Disallow: /member

User-agent: Baiduspider

Disallow: /

 

이 파일은 두개의 정보를 담고 있다.

먼저, 모든 검색엔진에 대해(User-agent: *) /admin과 /member에 속한 모든 페이지에 접근하지 말라고 전달(Disallow)한다.

또한 바이두(User-agent: Baiduspider)는 모든 페이지에 접근하지 않도록 명령(Disallow: /)한다.

 

흔하지 않지만 간혹 아래와 같은 Robots.txt 파일이 올려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User-agent: *

Disallow: /

모든 검색엔진(User-agent: *)은 이 사이트의 모든 페이지에 접근하지 말라(Disallow: /)는 것이다. 이런 요구를 전달하고 있으니, 당연히 검색엔진은 해당 사이트의 정보를 가져가지 않는다.

 

Noindex 태그는 각 페이지에 적용되어 검색엔진의 인덱싱을 차단하는데, 이 역시 불필요하게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3. Redirect

 

A라는 페이지로 방문한 사용자를 B 페이지로 자동으로 보내는 것을 리다이렉트라고 한다. 웹사이트 개편이나 다른 수많은 이유로 아주 흔히 사용되는 방법인데, 어떤 식으로 해도 사용자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검색엔진 대상으로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리다이렉트는 301과 302라는 두개의 방식이 있다. 301은 영구, 302는 임시라는 것만 알아두자.

 

A 페이지가 영원히 없어져서 기존에 블로그 또는 소셜에 공유된 A 페이지 링크를 클릭한 사람들을 B 페이지로 안내해야 한다면 301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A 페이지의 내용 또는 디자인적 개편 기간 동안에만 임시로 B 페이지로 사람들을 안내한다면 여기에는 302 방식의 리다이렉트가 적용되어야 한다.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우리 일상 생활의 예를 들어보자.

301: 이번에 다른 집으로 이사를 한다. 따라서 주민등록상의 내 주소를 바꿔야 하며, 공식적으로 나의 주소는 바뀌게 된다.

302: 리모델링 하는 한달 동안만 근처의 오피스텔에서 생활한다. 한달 후에 다시 원래 집으로 돌아가므로, 주민등록상의 주소를 바꾸지 않는다. 쇼핑 배송 주소는 임시로 바꾸겠지만, 공식적인 나의 주소는 바뀌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웹페이지의 주소가 바뀌는 경우(301 리다이렉트) 검색엔진은 바뀐 주소를 검색 결과 화면에 노출할 것이다. 그러나 임시로 리다이렉트를 적용하면(302) 검색엔진은 기존의 페이지 주소를 수집한다. 따라서 어떤 페이지 주소를 검색엔진에 등록할 것인가에 따라 리다이렉트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예전의 여러 글에서 “상위 노출되는 것은 나중의 얘기이고, 일단 검색엔진에 의해 수집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우리의 웹사이트나 컨텐츠가 검색엔진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어 있지 않다면, 당연히 검색엔진은 어떠한 검색 사용자에게도 우리의 웹사이트 또는 컨텐츠를 보여주지 않을 것이다.

연관된 이슈로, 페이지 자체는 수집했으나 컨텐츠의 내용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검색 키워드로부터 사용자의 검색 의도를 파악한 검색엔진은 그 의도에 가장 부합하는 컨텐츠를 상위에 보여주는데, 내 컨텐츠의 내용을 검색엔진이 알지 못한다면 그 “의도에 부합하는 가치”를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오늘은 뒤쪽에 언급한 검색엔진의 컨텐츠 이해도를 막는 것들에 대해 얘기하겠다.

 

검색엔진의 정보 수집 프로세스와 SEO

 

그에 앞서, 검색엔진의 프로세스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개념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를 사용하겠다.

1) 영화에서 FBI는 정보 수집을 위해 세계 각국에 요원을 파견한다. 2) 그 요원들은 조사 대상에게 접근하거나 지역을 다니며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를 본부에 보낸다. 3) 본부에 보내진 정보들은 본부의 자료실에 차곡차곡 쌓여, 4) 후에 연관된 수사가 진행될 때 관련이 있는 자료들이 다시 꺼내진다. 

이 과정을 검색엔진의 프로세스로 바꿔보자.

1) 검색엔진은 전 세계의 웹페이지들에 크롤러(Crawler. Spider라고도 부른다)라는 로봇(정확한 개념은 아니지만,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이해가 쉽다)을 보낸다. 2) 크롤러는 개별 웹페이지를 탐색하며 정보를 수집한다. 3) 크롤러가 수집한 정보는 검색엔진의 데이터베이스에 수집된다(이 과정을 Indexing이라고 한다). 4) 사용자가 특정 단어로 검색을 하면, 검색엔진은 나름의 기준(알고리즘이라고 한다)으로 수집된 정보의 가치를 평가하고,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컨텐츠 순으로 보여준다.

SEO는 이 프로세스에서 이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크롤러가 1) 우리 웹페이지에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2, 3) 웹페이지 탐색에 장애가 되는 요소들을 제거하여 모든 정보가 잘 수집되도록 하며, 4) 검색엔진으로부터 우리 웹사이트와 컨텐츠가 특정 검색어에 보다 좋은 평가를 받도록 한다. 오늘 다룰 내용은 2번과 3번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인간 사용자 vs. 검색엔진 사용자

 

검색엔진은 컴퓨터 프로그램이니, 인간 사용자와 다른 방식으로 컨텐츠를 탐색한다. 우리는 화면에 보이는 것들을 읽는 반면, 검색엔진은 소스에 있는 것들을 읽는다.

좌측이 사람 사용자가 보는 것, 우측은 검색엔진이 보는 것.

이 개념을 반드시 이해해야만 하는 것이, 아무리 우리 눈에 보이는 정보라 하더라도 검색엔진이 읽을 수 없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검색엔진이 정보를 이해할 수 없는 컨텐츠들은?

 

1. 이미지 폰트

첫번째 흔히 보이는 문제는 지난 글에서도 밝힌 이미지 폰트다. 이미지 폰트란 이미지 내에 텍스트가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레이아웃 디자인과 보다 다양한 폰트 사용 등 미적인 이슈로 흔히 사용된다. 

이미지 폰트 뿐 아니라 아래 나올 다른 모든 이슈들도 “검색엔진은 시각장애인이다”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하다. 시각 장애인은 음각 또는 양각으로 된 글자를 손으로 만져서 이해한다. 이 음각과 양각으로 된 글자를 HTML 텍스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좋은 책을 사진으로 찍는다면 우리는 사진을 통해 그 책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지만, 거기에는 시각장애인이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음각 또는 양각으로 된 정보가 없다. 시각장애인에게는 그저 사진 한 장일 뿐이다. 

이미지 내에 있는 텍스트 정보는 HTML 텍스트가 아니다. 즉, 검색엔진에게는 단순히 “여기에 이미지 한장이 있다”는 그 이상의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

스크린캡쳐된 이 페이지의 어떠한 텍스트 정보도 검색엔진은 읽지 못한다.

 

이미지 폰트는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 

첫번째는 카드뉴스. 카드뉴스는 주목도와 가독성이 높지만, SEO 관점에서는 최악이다. 한때 카드뉴스가 널리 퍼지며 블로그 컨텐츠도 카드뉴스로 구성하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검색을 통한 방문을 목적으로 하는 블로그에 카드 뉴스를 쓰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될 일이다. 카드 뉴스를 구성한다면, 카드뉴스 내의 정보를 텍스트로 한번 더 적어줘야 한다.

두번째는 쇼핑몰이다. 이커머스야말로 마케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데,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쇼핑 플랫폼 뿐 아니라 개별 사업자의 쇼핑 사이트들도 대부분 상품 정보를 이미지 폰트로 제공하고 있다.

이미지 폰트로 제작된 쇼핑 페이지들. 검색엔진에게는 그저 이미지일 뿐이다.

이미지 폰트가 유일한 원인은 아닐 수 있으나, 구글에서 “발란스팬츠”를 검색해보면 해당 사업자의 웹사이트는 네이버 블로그보다도 낮은 순위에 위치한다.

“발란스팬츠” 구글 검색 결과

“발란스팬츠”라는 고유의 단어로 검색해도 이런데, 같은 제품에 대해 다양한 판매 채널과 경쟁하는 사업자였다면 자연검색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이다. 심지어 저 링크를 클릭하면 발란드팬츠 페이지가 아닌 메인 페이지를 방문하게 된다. 

 

예전에야 웹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폰트가 제한적이라서 보기 좋은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미지 폰트를 사용했다. 그리고, 각 사용자들의 컴퓨터에 설치된 폰트가 달라 레이아웃이 흐트러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웹폰트라는 것이 존재한다. 사용자가 웹페이지에 방문하는 순간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그 폰트”를 다운받게 된다.

애플 홈페이지에 방문한 사용자들은 자동적으로 애플의 San Francisco 폰트를 다운받게 된다. 즉, 어떠한 접속 환경에 있든 모든 사용자는 같은 폰트를 경험한다.

 

그림 위에 HTML 텍스트를 띄울 수도 있다. 특별한 기술도 아닌데, 그냥 사용하지 않을 뿐이다. 아래의 삼성 갤럭시 Z 플립 사이트를 보면, 이미지 내에 텍스트가 있는 듯 보이지만 텍스트는 이미지 위에 HTML로 존재한다.

이미지 내의 텍스트처럼 보이나 따로 선택되는 HTML 텍스트다.

 

조금의 노력만 더 들인다면 이미지 폰트 이슈를 피할 수 있다. 

 

2. 아이프레임과 AJAX

컴퓨터에 있는 영상을 빔프로젝터로 보고 있다. 우리는 커다란 스크린에 띄워진 영상을 보지만, 실제 파일은 스크린이 아닌 컴퓨터에 있다. 스크린은 빔 프로젝터에서 나온 컴퓨터의 정보를 반사하여 보여주는 것으로, 실제로 스크린에 정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프레임과 AJAX는 이런 개념이다. A 웹페이지에 존재하는 정보를 B 페이지로 불러와 보여주는 것으로, 실제 소스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화면만을 불러오는 것이다. 즉, B 페이지에는 아무런 소스 정보가 없다. 우리는 화면을 읽으므로 당연히 정보 파악이 가능하지만, 소스가 없기 때문에 검색엔진은 아무런 정보를 파악할 수 없다. 

 

예전에 아래와 같은 사이트를 경험한 적이 있다.

페이지 내에 아이프레임 속에 또 아이프레임이 존재하는, 러시아의 마트료시카를 연상시키는 구조. 당연히 SEO 외에도 많은 문제들을 야기했다. 

 

HTML5의 활성화로 여러가지 기술적 대안들이 나왔지만, 여기에서는 다루지 않겠다. 

 

3. 플래시

이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제작기술이지만, 그래도 언급은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여전히 플래시로 제작된 사이트가 있으니.

아래 사이트는 정상적인 페이지로 보인다.

그러나 이 페이지의 거의 모든 정보는 플래시로 제작되어 있다. 플래시 옵션을 끄니 아래와 같이 보인다. (현재 많은 브라우저가 플래시 차단을 기본 옵션으로 한다)

제품 구매가 가능한 상세 페이지는 이렇게 보여진다.

2020년에 이런 사이트를 볼 수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플래시는 이미 죽었다. 이건 SEO 뿐 아니라 모든 웹 관련 테크닉에서 상식이다. 심지어 이 사이트는 여전히 살아서 업데이트되는 사이트인데, 아직까지 이 상태로 운영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내가 이 사이트를 처음 본 것이 2019년 초니, “새로운 사이트가 나오기 전에 재수없게 네가 본거네”라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기술적인 이슈와 별개로 SEO에서는 플래시를 금하고 있다. 다시 시각장애인으로 비유하자면, 플래시 내에는 음각과 양각의 텍스트 정보가 있지만 그것들이 플래시라는 유리통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눈으로 정보를 탐색할 수는 있지만, 검색엔진에게는 그저 유리통일 뿐이다.

 

4. 동영상

이미지 내의 정보를 읽을 수 없듯, 동영상 내의 정보 역시 검색엔진에게는 무의미하다. 동영상이 페이지의 핵심 정보라면, 동영상에 대한 또는 동영상이 다루고 있는 정보를 같은 페이지 내에 텍스트로 남겨두자. 

 

최근 그로스해킹이 유행이다. 너도 나도 다른, 또 모호한 얘기들을 하지만 어찌됐건 다들 그로그해킹을 외친다. 그런데 그로스해킹을 여기저기 외치고 다니는 몇개의 회사 웹사이트를 방문해 보니, 검색엔진이 매우 싫어하는 컨텐츠 형태들이 상당히 많이 눈에 띈다. 사용자들의 가장 기본적이며 보편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가장 덜 들어가는 자연검색 방문도 외면하면서 무슨 그로스해킹인가? 

시선 1.

블랭크코퍼레이션(http://www.blankcorp.co.kr/)은 2018년 총 1,169억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6년에 설립되었으니, 실로 놀라운 성장이다. 영억이익은 138억으로 전년도 대비 79%가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대비 14%가 감소하긴 했지만 112억원이나 된다. 퍼포먼스 마케팅 업계의 대장 에코마케팅은 미디어 커머스 자회사인 데일리앤코의 매출이 모회사를 넘어섰다. 

 

시선 2. 

유명 유튜버 밴쯔는 과장 광고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체중 감량에 대한 오인 혼동을 야기한 것과 체험기를 이용한 광고가 문제가 되었는데, 후자의 경우 재판부는 의도성과 광고 기간을 참고하여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바야흐로 미디어 커머스의 전성시대다. 성공적인 사업을 꿈꾸는 젊은 창업가들은 물론이고 이제는 주류에서 밀려나는 앞 세대의 마케터들, 그리고 광고계의 대기업들까지 이 판에 뛰어들었다. 이 업계의 사업모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체된 디지털 마케팅 업계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준, 대단하고 고마운 존재들이다.

다만, 그들 중 일부가 갖고 있는 윤리적 문제점과 그로 인한 위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여러가지 민감한 이슈가 얽혀 있으니(무엇보다 대표가 감옥가면 회사가 망해서...) 실제 회사 및 제품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겠다.

 

최근 숙취해소 제품의 광고가 현격히 자주 보인다. 아무래도 음주가무의 민족이니, 술이 세진다거나 숙취가 없다거나 하는 효과는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귀가 솔깃해지는 내용이다. 특히 대학생과 직장인에게는.

결론부터 얘기하자. 술이 세지고 숙취가 없어지는 것에 대하여, 의학적으로 인정된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걸 먹고 소주 한병 먹던 사람이 세병을 먹고도 안 취한다느니 하는 일은 마약류를 제외하고는 없다는 얘기다. 

헛개 성분이 들어있다느니 어떻다느니 하는데, 그 작은 용량에 헛개만 갈아 넣었어도 효과가 있을까 말까다. 비타민과 당류 등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긴 한다. 이건 숙취의 원인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있는 얘기다. 그러나 그것들을 넣었다고 숙취를 해소해준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페이스북에서 광고하는 숙취 해소제를 마셔봤다. 달달하니 맛이 좋아, 효과는 둘째치고 뻑뻑한 입을 달래기 위해 즐겨 먹었다. 하루는 출근 전에 한잔을 들이키고 미처 설겆이를 못 했는데,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컵 바닥에 하얀 알갱이들이 두텁게 말라붙어 있었다. 설탕이다.결국은 맛을 내고 이것저것 "첨가"한 설탕물에 불과하다. 이걸 마시고 숙취가 해소됐다고 뿌듯해 하느니, 레모나 한포와 얼음 동동 띄운 설탕물을 마시는게 낫다. 그렇게 좋다는 너희 제품, 아침 저녁으로 네 부모와 자식에게 먹일 수 있는지 잘 생각해봐라. 

최근에 등장한 한 제품은 "특허 받은 숙취 해소제"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식약처에서 인정한 적이 없는데 무슨 특허? 미디어 커머스 제품 대부분은 자체 생산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제품을 소싱하여 네이밍과 패키징만 달리 하는 것이다. 즉, 공장은 따로 있으며 때로는 한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여러개의 회사에서 여러개의 이름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화장품처럼. 당연히 그 미디어 커머스 회사의 특허는 아닐테니, 생산법인의 특허를 찾아봤더니 한개가 나왔다. 바로 발포에 관한 특허. 숙취해소가 아니라 발포에 관한 특허인데, "특허 받은 숙취 해소제"라고 하면 소비자는 당연히 숙취와 관련된 특허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 회사는 좀 더 악질적으로 보이는게, 광고에는 특허라는 말이 있지만 웹사이트에는 없다. 치고 빠지는 컨텐츠와 누구나 볼 수 있는 컨텐츠 사이의 장난질이라고 생각된다. 

 

꾸준한 인기템인 EMS를 얘기해보자. 최근 복근에 특화된 EMS 제품의 광고가 하루에도 몇번씩 눈에 띈다. EMS 자체가 근육에 대한 효과가 없는 것도 아니고, 실제 EMS를 이용한 치료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EMS만으로 복근이 생긴다? 체중이 줄어든다? 근육에 대한 인류의 학술적 논문을 모두 뒤집을 판이다. 아주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분명 EMS 장비는 근육을 움직이게 하고, 그 과정에서 칼로리도 소비될 것이다. 그러나 근육 성장 및 체지방 감소에 대한 그 효과는 굳이 따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 실제로 미 FDA는 의료용 저주파 기기를 승인하며 체지방 감소에 대한 부분은 승인하지 않았다. 소비자에게 체지방 감소에 효과가 있다가 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의료용이 그럴진데, 안전상의 이유로 그보다 훨씬 출력을 낮춰 제작된 가정용은 어떻겠는가? "윗몸일으키기로 복부지방을 태우세요"만큼이나 그럴듯 하게 들리지만 헛웃음이 나오는 소리다. 요새는 배에 두르는 LED 제품까지 나왔는데, 하 진짜... 

복근운동 6시간 시켜줘볼까? 어떻게 되는지? 개인적으로 절대로 믿을 수 없다.

참고로 나는 가정용 의료기기 및 그 맨날 얘기하는 "피부 밑 ***에 도달하여 ***에 효과가 있는" 제품을 도합 7개 다뤄봤다. 모두 FDA 인증 제품이다. 병원 광고도 적지 않은 규모로 3번의 경험이 있다. 이쪽에 관한 한, 말할 자격이 꽤 있다. 

 

사용자 후기? 그래, 어디 한번 파헤쳐보자. 다수의 업체들이 사용자 만족 후기를 강력한 홍보 포인트로 잡고 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너도 나도 인스타 인증 후기가 눈을 어지럽힌다. 그런데 말이다, 왜 그 사람들은 죄다 자발적으로 동일한 서너개의 해시태그를 넣었지? 누가 봐도 인플루언서 협찬 후기인데, 마치 실제 사용후기인 것처럼 올려놓은 업체들이 한둘이 아니다.

돈 주고 했다는거야, 진짜 자발적인 구매 후기란 거야?

사용자 후기를 가져다 "아니 내가 그렇게 말한 적은 없고~~~얘들이 그러더라고~~~" 식으로 효능를 전달하는 것은 거의 필수템 수준이다.

밴쯔가 이러다가 고발당했음에도...

네이버 쇼핑 스토어에서 악평을 받던 제품이 신박한 대박템으로 둔갑하는 경우야 부지기수고, 식약처 인증이 필요한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단어를 버젓이 써 놓은 업체도 봤다. 인증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인증을 받았으면 인증 번호를 넣어야 한다. 홈페이지를 포함하여 모든 광고물에. 제품이 아닌 해당 광고물의 인증 번호가 따로 있다.

마크가 없으면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말을 쓰면 안된다.
이게 심의번호다. 개별 광고와 컨텐츠마다 별도로 받아야 한다.
건강기능식품 역시 광고(홈페이지 포함)심의를 받는다

인증을 안 받으면 아무 효과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인증이 필요한 "문구와 메시지"가 있기 때문에 문제란 거다. 실제로 건기식이나 의료기기 광고를 진행해 본 사람들이면 얼마나 미세한 표현들까지 신경써야 하는지 안다. 그리고 저 EMS 제품 웹페이지를 심의 넣을 경우, 저 후기로 인해 절대로 심의에 통과되지 않는다고 확신할 것이다. 심의 대상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표현이나 해도 된다? 왜 이 제품이 심의 대상이 아닌지 생각해보면, 왜 아무 표현이나 하면 안되는지 알 수 있다. 

 

미디어 커머스 업계를 바라보며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마케팅 윤리에 대한 부분이다. 소셜미디어가 손쉬운 플랫폼이라는 것이 그 광고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광고 전달자의 책임이 적다는 것은 아닌데, 마치 여기는 그래도 된다는 듯이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왜 그럴까. 

 

첫째, 플랫폼의 자체적인 제도가 허술하다.

건강 관련 미디어 커머스 광고들이 그 문구 그대로 네이버로 달려간다면, 심의를 통과할 업체가 1/3도 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티비도, 라이도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광고 매체들은 소비자와 매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매우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식약처의 가이드와 별개로 자신들만의 심의 기준을 갖추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그런 과정이 없다. 광고 자체의 문제가 크게 없다면 그 내용의 근거에 대해서는 민감하지 않다. 굳이 한다면 의료분야 광고에 대해 Before&After를 제한하는 정도? 굳이 막는 장치가 없으니 다들 폭주하게 된다.

둘째, 치고 빠지기가 용이하다.

소셜 광고의 노출 지면은 디스플레이 네트워크보다 제한적이고, 일반적인 배너 광고보다 짧은 기간의 노출이 가능하며, 소재의 교체도 용이하다. 문제의 소지를 알고 있더라도 제한된 타겟에게 단기간 치고 빠지면 그만이다. 

세째, 기관들의 후진성

다수의 광고 심의 기구들은 공공기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보다 더 느리게 움직인다. 그들에게 아직 소셜 채널은 제대로 된 심의 대상 채널이 아니다. 지금이야 "괜히 찍히지 말자"는 분위기 때문에 심의 대상 광고주들이 몸을 사리지만,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네이버 광고와 완전히 다른 자극적인 메시지로 별도의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고, 심의 기관의 입에서 "거기는 심의 대상은 아닌데 그래도 살살 하세요" 소리가 나오는 정도로 넘어갔다.

마지막, "그들"의 문제

미디어 커머스를 하는, 그리고 그 광고를 만드는 이들의 문제다. 이건 다소 민감한 문제이고 일부 때문에 다수에 대한 편향적 시선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공론화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미디어 커머스는 이제 산업적 틀조차 잡히지 않은 새로운 분야다. 스타트업이 많고,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어리고 연봉 등 직접적인 업무보상이 크지 않다. 당연히, 마케팅 백그라운드를 가진 전문적인 마케팅 인력이 많지 않다. 특히 디렉터 이상의 레벨에서는. 경력자라고 해도 마케팅 경력자가 아니라 페이스북 페이지 몇개를 운영하며 일정 정도의 사용자를 끌어모아 본, 마케팅이 아닌 채널 전문가가 상당수다. 이들이 과연 어디에서 광고 윤리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을까? 

우리 회사가 발을 담그고 있진 않지만 어쨋든 디지털 마케팅 바닥에서 비비고 있고, 게다가 대표라는 직함을 달고 있으니 직간접으로 미디어 커머스 사람들을 접하게 되는데, 광고의 스팸/어뷰징에 대한 최소한의 의식이 없는 사람도 봤다. 과장이던가 팀장이던가. 내가 그래도 좋은 회사에서 좋은 사람들과 일해온 덕인지 현업에서 그런 사람을 접해본 적이 없는데, 말로만 듣던 저 밑바닥 마케터의 의식을 나름 뜨는 업계의 입에서 들으니 정말 기가 막혔다. 심지어 지인 회사의 직원이어서 이걸 어떻게 하나 잠시 고민했었는데, 자기 대표의 지인에게도 그런 식으로 "엉까는" 사람이 누구 말을 들을까 싶어 관뒀다. 그런 직원을 두고 있는 것도 그 회사 팔자인거지.

물론, 기존의 마케터들이라고 소비자를 "기망"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말하지 않음"의 영역이지, "거짓을 말함"의 영역은 절대 아니다. 내가 강의 때마다 흔히 드는 예인데, "우리 회사는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라고 말하고 "사실은 창립 이래 50년동안 누적으로요"를 말하지 않는 것이 그런 경우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방만한 마케팅 활동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을 과연 생각하고 있는가다.

 

광고의 규제라는 게 광고 이전에 먼저 생긴게 아니다. 광고들이 야기한 여러 문제로 인해 생겨난 것이다. 사실 광고의 사전 심의라는 것은 위헌 판정을 받았고 세부 영역들의 법안과 출동되는 이슈가 있긴 하지만 많은 분야에서 없어졌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의료광고에 대한 사전 심의는 폐지되었다가 작년에 부활되었는데, 지나치게 "막 나가는" 광고들로 인해 의료업계 내부의 요청으로 다시 생겨났다. 시장이 아사리판이 되면, 내부건 외부건 제약이 따르게 되어 있고, 이미 미디어 커머스에게도 그 현실은 시작되었다. 현재 미디어 커머스의 메시지들과 광고 윤리 의식에서 지금 당장 심의가 강화될 경우, 과연 몇개의 업체나 버틸 수 있을까? 블로그쪽은 이미 협찬에 대해 고지하는 문화가 정착되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도무지 앞선 마케팅의 역사에서 배우는게 없냔 말이다.

 

소비자의 불신은 매체의 판을 뒤흔들 수 있는 이슈다. 이미 "믿거페(믿고 거르는 페북 광고)"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 미디어 커머스는 오일장을 떠도는 보따리 장수인가? 적당히 이 판에서 갖은 장난으로 돈을 벌다가, 그 수책이 들통나면 다른 장터로 옮기자는 것인가? 실제로 미디어 커머스로 뛰어드는 많은 이들의 마인드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보따리 장수와 다르지 않다.

 

바이럴 마케팅을 생각해보자. 여전히 훌륭한 "컨텐츠 마케터"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저는 바이럴 마케팅을 합니다"라는 말이 주는 마케터로서의 신뢰도가 "저는 TV 광고를 합니다"라는 말과 절대로 같지 않다. 전문성을 떠나, 외부의 사람들에게 주는 인식이 그렇다. 바이럴의 황금기에 마케팅의 기본을 모른 채 채널 장난질을 치던 수많은 선배들이 만든 결과다. "구로 마케터"라는 비아냥을 듣게 된 건 그 업계의 자업자득이다. 후배들에게 어떤 "미디어 커머스 마케터"의 이름을 물려주고 싶나?  

 

밴쯔는 운이 없어 걸려든 것이 아니다. 유명해서 시범 케이스가 된거지. 조만간 너희에게도 순서가 올거야.

 

제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말자.

잘 하지는 못해도 그른 길로 가지는 말자.

그 좋은 판을 만들어 놓고 왜 똥칠을 하고 다니나. 

 

 

 

 

네이버에서 블로그 도메인 관련 정책의 변화를 발표했다.

요점은 아래와 같다.

1. blog.me 사용 불가

2. 2차 도메인(내가 따로 도메인을 사서 블로그에 홈페이지 주소처럼 붙이는 것) 사용 불가

3. 모든 블로그 도메인은 naver.blog.com만 사용 가능

4. blog.me와 2차 도메인 지원은 2021년 1월부터 완전히 종료되고, naver.blog.com으로의 리다이레트도 중단

쉽게 말해 모든 블로그는  naver.blog.com/XXXXXX 이런 형태의 주소만 가능하며, 2021년부터 기존의 blog.me나 일반적인 도메인을 치고 들어가면 에러가 뜬다는 얘기가 된다.

 

Samesite 쿠키 정책?

설명해봐야 광고 하는 놈들이 알아 듣지도 못하고, 솔직히 나도 광고하는 놈이니 뭔 소린지 잘 모른다. 그런데 최대한 간략하게 설명할테니, 최대한 알아들은 척을 하면 된다.

우리가 브라우저를 이용하여 온라인 사이트를 다니면, 브라우저의 쿠키라는 놈이 그 히스토리가 저장된다. 

대표적으로, 갔던 사이트에 다시 갔을 때 로그인 정보가 다시 채워지는 것도 쿠키가 일을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광고 쪽에서는 이 쿠키라는 놈이 아주아주 큰 역할을 한다. 일단 우리가 돌아다닌 정보들이 쿠키에 저장되고, 광고 매체는 그 쿠키를 분석하여 나의 성향을 파악한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지, 요리를 좋아하는지, 대략 어떤 성별과 어떤 연령대의 사람들과 유사한 온라인 이용 패턴을 보이는지. 우리가 GDN 등에서 광고 대상을 "타게팅"한다는 것은 쿠키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samesite라는 놈은 이 쿠키 내에서 크로스도메인, 즉 이 도메인에서 저쪽 도메인으로 넘어가는 정보를 다루는 것에 관여한다. samesite를 이용하여 사이트(엄격하게는 도메인)를 넘어갈 때 이전 사이트의 정보를 다루는 옵션을 제공하는데, 크롬에서 이것을 디폴트로, 그리고 엄격하게 다루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예전에 되던게 안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그럼 크롬만 이것을 적용하느냐? 아니다. 

사파리나 파이어폭스에서는 이미 이러한 기능을 적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게 해결 불가능한 이슈인가? 역시 아니다. 유튜브는 이미 가장 흔한 samesite 관련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음... 문돌이들은 무슨 얘긴지 모르겠지? 나도 몰라.

그냥 "뭐가 변하면서 이슈가 생기긴 하는데, 크롬만의 이슈도 아니고 해결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는 것만 알아두자.

 

네이버의 거짓말

네이버 블로그 팀에서 올린 공지글을 보자.

https://blog.naver.com/blogpeople/221788926430

 

블로그 도메인 정책 변경 안내

안녕하세요.네이버 블로그 서비스팀입니다.블로그 도메인 정책이 변경되어 안내드립니다.​현재 블로그 도...

blog.naver.com

야이 개....

다시 말하지만, 이건 쿠키의 문제이다. 사용자 이동의 문제가 아니다.

최소한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도대체 크롬이 언제 접근 자체를 막았어? 그게 가능키나 해? 

만일 네이버의 주장처럼 도메인 접근이 막힌다면, 워드프레스나 WIX 같은 서비스는 다 망해야 한다. 별도의 도메인을 못 붙이는데, 개인 블로그도 아닌 회사의 웹사이트라면 그러한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 카페24와 같은 쇼핑몰 호스트도 망할 것이다. 

samesite 관련 변화는 이 글에서 다루는 정도로 아주 간단한 것은 아니지만 해결책은 존재한다. 하지만 네이버는 이것을 가장 간단하고 가장 네이버 편의적으로 다루려 하고 있다. 

 

예상되는 충격

다른 많은 것들은 잘 모르겟다. 다만 검색마케팅을 하는 입장에서 예상되는 것들만 다뤄보고자 한다.

우리 블로그에 사람들은 어떻게 방문할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검색이다. 검색 방문은 모든 플랫폼과 컨텐츠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기본이 되어야 한다.

일부는 블로그를 위한 광고를 운영할 수도 있고, 어떤 트래픽은 직접 블로그 주소를 입력하여 이루어질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의 정책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레퍼럴 유입이다. 우리 블로그의 주소가 언급된 다른 채널들에서 해당 주소 링크를 클릭하여 방문하는 것이다. 이것은 소셜미디어가 될 수도 있고, 다른 블로거의 글이 될 수도 있다. 지금 내 글이 blog.naver.com/xxx 주소가 아니라 xxx.blog.me나 xxx.co.kr을 이용하여 공유되었다면, 2021년부터는 사람들이 해당 링크를 클릭할 경우 에러 페이지가 뜨게 된다. 페이스북에 지인이 수개월 전에 공유한 내 글을 통해서도 여전히 방문이 이뤄지고 있는데, blog.me나 2차 도메인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전에 공유된 모든 링크로부터의 방문을 잃게 된다. 심지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자신의 글도 문제가 된다.

단순한 방문 문제 뿐이 아니다. 내 블로그를 인용한, 즉 내 블로그로 가는 링크를 제공한 외부의 컨텐츠들도 문제가 된다. 

기본적으로 검색엔진은 "해당 키워드를 검색한 사용자가 아무런 장애 없이 가장 정보에 만족할 수 있는" 컨텐츠를 검색 상위에 놓는다. 소스를 정비하고, 사이트 스피드를 높이고, URL을 구조화하고, 컨텐츠를 구성하고, 키워드를 상단에 배치하고, 이미지와 영상으로 정보를 풍부하게 만드는 등 우리가 검색엔진최적화 테크닉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모두 "정보를 찾는 사용자의 편의와 정보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들이다. 

만일 어떤 컨텐츠에 있는 외부의 링크들이 제대로 도착하지 않는다면? 추가 정보를 위해 링크를 클릭한 사용자들이 에러 페이지로 이동하게 된다면? 그 컨텐츠는 과연 좋은 컨텐츠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결국, 더 좋은 정보를 생산해서 더 널리 알려진 정보 생산자들이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치게 된다.

 

네이버는 왜 이럴까

내 결론은 하나다. 

쿠키를 독점하고 싶다는 것.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하여 발생한 모든 쿠키 정보를 blog.me나 개별 사용자의 2차 도메인이 아닌 naver.com에 묶어놓고 싶다는 것. 리다이렉트까지 막아버린다는 점에서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그것을 위해 저 사악한 짓을 거짓과 함께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가 최소한의 검색엔진으로서의 의식을 갖고 있다면 이런 짓은 못 한다. 세계 유일의, 최초의, 해결 불가능한 이슈도 아닌 것으로 플랫폼과 컨텐츠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정은 절대 내릴 수 없다. 들어본 적도 없다. 구글도 검색엔진최적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업데이트를 지속하고 있지만, 부정한 활동들을 걸러내기 위함이지 멀쩡한 활동들을 제한하고 사용자와 정보생산자 모두에게 막연한 피해를 끼치는 일은 없었다.

 

절대 쉽게 넘어갈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네이버가 많은 이해못할 일들을 해 왔지만, 이번 일은 "만행"에 가깝다. 

도대체 네이버는 어디까지 가려나.

 

* samesite에 대해 기술적으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이 이슈를 보다 쉽게 설명해줄 수 있는 분들께서 의견을 덧붙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을 남겨주셔도 좋고, 제 글을 공유하실 때 기술적 설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알았으면 합니다. 

 

한달 술값으로도 제작이 가능한 것이 웹사이트지만, 모든 분야에서의 제대로 된 품질과 특히나 안정적인 유지보수를 위해서는 작게는 몇천, 크게는 몇억의 비용이 든다. 이렇게 많은 비용과 시간, 그리고 노력이 들어간 웹사이트 또는 개별 웹페이지가 검색에 나오지 않는 경우, 간단하게 확인 및 조치할 사항에 대해 알아보자.

초보자 레벨로 알려줄거니까 차근차근 따라해봐.

 

검색 엔진이 알아서 해주겠지?

웹사이트를 만든다고 검색엔진이 알아서 수집하고 상위에 노출시켜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라. 걔들 의외로 허술하고, 또 바쁘다. 내 돈이 많이 들어갔다고 해서 고작 내 사이트 정도를 하나하나 챙겨주지 않는다.

또한 웹사이트 내의 모든 페이지를 수집해서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메인 페이지만 수집되었을 경우도 있고, 정작 중요한 페이지는 하나도 수집되지 않은 채 쓸데없는 약관 페이지들이나 상위에 노출되는 경우도 흔하다.

검색엔진님께서 알아서 긁어가시기 전에, 내가 더 할 일은 없는지 찾아봐야 한다.

 

수집은 되고 있나?

검색 엔진은 개별 사이트와 웹페이지에 대한 정보를 살핀 후 도서관의 도서카드와 같이 색인목록을 만든다. 이를 Index한다고 부른다. 내가 찾는 책이 그 도서관에 없다면 색인에도 없겠지? 달리 말하자면 사람들이 아무리 찾아도 그 도서관의 색인목록에 들어있지 않은 책은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검색엔진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DB에 수집되지 않은 사이트/페이지는 검색 결과에 보여주지 않는다.

따라서 제일 먼저 할 일은 내 사이트 또는 페이지가 검색엔진에 잘 수집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site:주소"명령어를 검색창에 치면, URL에 해당 주소를 포함한 모든 웹페이지를 보여준다. 물론, 그 검색엔진에 수집된 페이지들이다.

이렇게 사용하면 된다

특정 페이지, 특히 새로 업데이트된 페이지가 수집되어 있는지 확인한다면 site:뒤에 해당 페이지의 주소를 넣으면 된다. 검색 결과에 나오지 않는다면 해당 페이지는 수집되지 않은 것이다.

네이버는... 어... 음...

이 개자슥들아

웹사이트 영역으로 이동하면 된다. 꼭 이래야만 속이 시원했냐?

 

검색 엔진에 수집이 안 되어 있으면 어떡해야 하지?

뭘 어떡하냐. 수집하라고 시켜야지.

사이트의 등록

모든 검색엔진은 웹사이트 담당자와 검색엔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를 제공한다. 검색엔진마다 서비스의 이름이 다르긴 하지만 "웹마스터도구(Webmaster Tools)"라고 하면 다 알아듣는다.

구글: 구글 서치 콘솔 (https://search.google.com/search-console)

네이버: 네이버 서치 어드바이저 (https://searchadvisor.naver.com/)

빙: 빙 웹마스터 도구 (https://www.bing.com/toolbox/webmaster)

사용법은 대동소이한데, 네이버로 설명을 하겠다.

먼저, 웹마스터 도구에 사이트를 추가한다.

네이버 서치 어드바이저 사이트 추가 화면

다음으로 소유권 확인을 진행한다. 이게 내꺼라는 인증이 필요하잖아?

네이버 서치 어드바이저 사이트 소유 확인 화면

티스토리나 워드프레스와 같이 서버 루트 폴더에 HTML 파일을 올릴 수 없는 경우, 두번째 옵션인 HTML 태그를 선택하면 된다. 블로그 소스에 해당 태그를 넣어서 인증하는 것이다.

이러면 기본적으로 검색엔진에게 "우리 사이트 여기 있어요~"라고 알리게 되고, 검색엔진이 찾아와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sitemap.xml

그러나 검색엔진이 찾아온다고 해서 모든 페이지를 꼼꼼하게 다 수집해주는 것은 아니다. 종종 일부 페이지가 누락되는 경우가 생기고, 시의성 있게 새로 올린 컨텐츠가 빠르게 수집되지 않는 일도 있다.

이 경우, 우리 사이트에 대한 일종의 "안내도"를 제공하여 검색엔진이 페이지를 빠뜨리는 일 없이, 그리고 새로 올라온 컨텐츠에 대해서도 빠르게 수집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이 안내도를 sitemap.xml 파일이라 부른다. 우리가 흔히 웹사이트에서 부르는 사이트맵에 사용자를 위한 웹사이트 안내 지도라고 한다면, 이 sitemap.xml은 검색엔진을 위한 안내도이다.

sitemap.xml 파일은 형식에 맞게 직접 작업할 수도 있고, 자동 도구를 사용할 수도 있다. 구글에 sitemap generator를 검색하면 많은 무료 도구들이 나오는데, 무료 도구들의 경우 sitemap.xml 파일 내에 포함되는 URL의 숫자가 제한되지만 소규모 웹사이트에서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sitemap.xml 파일의 예

이렇게 만들어진 sitemap.xml 파일을 서버에 올린 후, 웹마스터 도구 내에 이 파일의 주소를 등록하면 된다.

네이버 서치 어드바이더 사이트맵 제출 화면

 웹사이트를 위한 안내도는 sitemap.xml 파일 뿐 아니라 rss 파일로도 제공 가능하다.

sitemap.xml 파일을 업데이트하지 않고 특정 URL에 대한 수집을 개별적으로 요청할 수도 있으니, 여러 기능을 꼼꼼하게 확인하자.

네이버 서치 어드바이저 개별 웹페이지 수집 요청 화면

여기까지 했는데도 사이트나 페이지가 수집되지 않는다?

그때는 robots.txt나 URL 자체의 기술적 문제를 생각해봐야 하는데, 그 얘기는 오늘은 안해주지롱.

 

 URL은 수집 되었는데 검색하면 죽어도 안나와부러

분명 site:을 해보면 수집이 되어 있다. 그런데 아무리 검색해도, 심지어 내 컨텐츠에 있는 내용을 검색창에 그대로 복붙해도 검색결과에 나오지 않는다. 

그럼 무엇을 봐야 할까. 

 

검색엔진은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모니터에 보이는 화면을 읽지만, 검색엔진은 그 화면 너머에 있는 소스를 읽는다.

우리 눈에 보이는 요소들이 검색엔진은 읽을 수 없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면? 검색엔진은 그 페이지가 무슨 내용인지 모른다. 무슨 내용인지 모르니, DB에 인덱스는 되어 있지만 검색결과에 보여주지 않는다. 검색엔진은 사용자가 검색창에 입력한 키워드와 관련있는 컨텐츠를 보여주는 거거든.

그런데 상당히 많은 경우, 검색엔진이 읽을 수 없는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이미지폰트"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미지 폰트란,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이러한 HTML 텍스트가 아니라 이미지 내에 텍스트를 넣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글자에 여러 효과도 넣을 수 있고, 귀찮게 웹폰트 안 불러오고 멋진 폰트도 쓸 수 있고, 이미지와 텍스트도 자연스럽게 섞어서 쓸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아무리 멋진 말을, 유용한 정보를 넣어도 검색엔진에게는 image1.jpg일 뿐, 그 안의 정보는 전달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경우가 카드뉴스이다. 카드뉴스는 가독성이 뛰어나 정보 전달 능력이 우수하지만, 검색엔진에게는 그저 몇장의 이미지일 뿐이다. 따라서 소셜 채널이라면 모를까 웹사이트나 블로그에는 사용을 지양하는 것이 좋으며, 굳이 사용한다면 같은 페이지 내에 텍스트로 풀어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검색엔진에게는 그저 한장의 이미지일 뿐

이제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Flash 역시 검색엔진의 탐색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형태이며, AJAX나 iFrame 등등도 마찬가이지다. 

iFrame의 문제는 애플에서 제공하는 사이드카 기능으로 설명하면 좋을 듯 하다. 

사이드카는 아이패드를 맥북의 확장 모니터로 이용하게 해 주는 기능이다. 그냥 회사에서 노트북에 모니터 한대 더 붙여 쓴다고 보면 된다.

우리 눈에는 두 화면 모두 파일이 보이지만, 사실 파일은 맥북만 있고 아이패드에는 아무런 파일이 없다. 즉, 아이패드는 화면과 뚜껑만을 제공하는 깡통이고, 컨텐츠는 다른 기기(맥북)에 있다.

아이프레임을 쓸 경우, 구글에 수집되고 사용자에게 보여지는 화면(아이패드)는 존재하지만 실제 정보는 다른 웹페이지(맥북)에 있다. 구글에 수집된 페이지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는거지. 

페이지 내에 동영상만 잔뜩 넣은 것도 마찬가지다. 동영상 "속"의 정보를 검색엔진은 알지 못한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사이트에 타겟 키워드가 있는지 확인. 제발 좀. 

site:(내 사이트 주소) 키워드

이렇게 검색창에 쳐보면 내 사이트에 그 키워드가 있는지, 어느 페이지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여기까지 했는데도 안 나오잖아?

그럼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지 마. 

"돈 얼마 들까요?"라고 물어봐. 

 

누누히 말하지만, 상위 노출은 수집된 이후의 얘기다. 제발 수집이 되게 만들어 놓고 얘기하자.

그리고 수집 자체가 불가능한 사이트라고 얘기했는데 "그래도 지금 사이트 안 바꾸고 어떻게 제발"이라고 떼 좀 쓰지 마. 체지방이 45%인데 "지방 안 빼고 몸짱 제발"이라는 거랑 똑같아. 

글로벌로는 볼보트럭, 국내로는 이노레드로 대표되는 동영상의 광풍 이후, 디지털 마케팅 업계는 큰 이슈 없이 상당히 잔잔한 몇년을 보내왔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용어만 새롭지 너무나 익숙한 개념이라서 물 흐르듯 업계에 녹아들었고, 한때 관심이 이는 듯 하던 SEO도 양아치 업체들의 난립과 메이저 플레이어의 부재로 흐지부지 그냥 자리에 눌러앉는 느낌이다. 사실 확 하고 바람이 불려면 검색광고에서의 이엠넷이나 에코같은 데가 나와줘야 하는데, SEO에는 아직 시장을 멱살잡고 이끌 대규모 사업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어센트 코리아 박세용 대표님 뭐하십니까? 어센트 정도면 지금쯤 한 400억 땡겨야 하는거 아닙니까?)

 

그나마 최근 비어있는 화제의 자리를 어느정도 채워주고 있는 것이 둘 있으니, 바로 블링크 코퍼레이션이 꽃피운 미디어 커머스와 그로스해킹이다. 

 

그로스해킹의 정의

 

그로스해킹이란 무엇일까.

구글링을 해보았다.

그로스해킹의 정의 구글 검색화면. 내가 봤어 다 봤어.

그로스해킹을 설명하는 많은 글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은 크게 두가지이다.

1. 션 앨리스가 제일 먼저 이 단어를 사용했다.

2. 라이언 홀리데이의 책으로 널리 퍼졌다.

그 외에는 다 제각각이다. 

그 제각각을 어느정도 모아서 설명한 글이 있어 소개한다.

http://icunow.co.kr/growthhacking-series1/

음... 누가 나한테 저 정의들의 공통점을 좀 알려줘봐? 하나에 대한 개념이 저렇게 제각각일 수 있나?

게다가 어쩜 저렇게 추상적일 수가 있지?

고영혁과 아론긴은 둘 다 지속적인 성장을 말하지만, 고영혁의 정의는 Sustainability에, 아론긴의 정의는 자동화에 더 가까워 보인다. 라이언 홀리데이가 말한 "모호한 개념을 추구하는 마케터"란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인지 모르겠고, 벤 레비는 하나마나한 소리를 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는 거르는게 답. 심지어 션 엘리스의 정의조차 지금 그로스해킹을 말하는 사람들의 얘기와 다른 듯 하다.

 

그로스해킹 이전의 개념들

"마케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미국 마케팅 협회(AMA)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정의를 새롭게 내린다. 현재 AMA는 지난 2017년에 마케팅을 "the activity, set of institutions, and processes for creating, communicating, delivering, and exchanging offerings that have value for customers, clients, partners, and society at large"라고 정의했다. 내가 공부하던 시절에도 역시 그 시대에 맞는 정의가 존재했는데, 20년 전의 얘기라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 두가지의 개념이 있다. "제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그리고 "일련의 활동". 그 일련이라는 게 영어로는 systematic이었던가 뭐 그랬을거다. 이게 내가 말하고 싶은 첫번째.

 

둘째, 페이스북에서 여러차례 짧게 밝힌 바 있지만, 전통적인 마케팅에서도 데이터는 중요했다. TV 광고를 위해서 타겟의 라이프스타일의 다각도로 정의하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냈다. Xports를 전면에 내세운 닥터페퍼 광고를 Ripley's Believe It or Not이라던가 Jerry Springer Show에 내보내는 일은 없었다. 이를 위해 광고회사들은 엄청난 연회비를 리서치 회사에 제공하고, 회원 전용의 온라인 서비스를 받았다. 이미 20년도 더 이전의 얘기다. 오죽하면 우리 교수님이 "니가 리서치 방법론을 만들면 3대가 먹고 살거다"라고 하셨을까. 다만 지금의 디지털 환경에서처럼 다각도의, 세밀한 고객 행동 단계에서의 측정이 불가능했을 뿐이다. 라이언 홀리데이는 틀렸다.

 

다음으로, SEO에서 그 O, 즉 Optimization이 지향하는 바는 "검색결과 화면에서의 상위 노출"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후반에 이르러 Converison Optimization이라는 개념을 더하게 되었다. 그냥 닥치고 상위 노출이나 유입 증가가 아니라, 사업적 성과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활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너무나 당연한 개념이지만, 당시는 꽤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후 SEO 컨설턴트들은 단지 검색엔진을 상대하는 테크닉 뿐 아니라 사이트 방문 후의 성과를 위한 Landing Page Optimization, Consumer Journey Optimization까지 업무 영역을 넓혔다. 우리가 지금 UX 최적화라고 부르는 것들 말이다. 검색광고 마케터들은 뭐 말할 것도 없고, 더 넓게 보자면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것 자체가 사이트 방문 이후의 고객 활동을 최적화의 지표로 삼고 있다. 당연히 그에 따른 제안과 시험이 뒤따르지. 

 

마지막, 샘플링과 AB 테스트. 아 내가 이것까지 설명하고 싶진 않다. 그래도 마케팅에 관심 있거나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 이 글을 볼테니.

 

자, 저 네가지의 중에 그로스해킹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그로스해킹으로 인해 부정된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봐라. 없다. 단언컨데 없다. 동시에, 그로스해킹에 없는 것도 없다. 

 

그로스해킹은 방법론인가 개념인가

Value Proposition이라는게 있다. 이건 개념적으로 정의되는 슬로건과 달리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구체적인 가치를 전달한다. 랜드로버의 예를 들자면 ""Go Beyond" 한계를 넘어!"가 슬로건이고 , Value Proposition은 "Land Rover's ad invites its readers to get a taste of adventure, whatever your tastes"가 된다.(출처: http://blog.naver.com/chatton03?Redirect=Log&logNo=30122309402). 종종 사업규모나 시장지위 목표(아시아 NO.1 등)을 활용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전략 사이드의 사람들은 말한다. 무언가 한두문장으로 구체화할 수 없다면, 그건 뭘 하고 싶은건지 모르는 거라고. 

 

그로스해킹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는다는 건 그로스해킹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의미로 보여진다. 실제 그로스해킹의 예로 사용되었던 것들을 살펴보자. 초기에 그로스해킹의 대표적인 사례는 에어비앤비나 핫메일이 빠지지 않았다. 그 사례들은 전형적인 "돈을 들이지 않고 사용자의 동선에 파고 들어 사업 성과를 이루어내는" 활동들이다. 아마도 그래서 Hacking이라는 말이 붙지 않았을까? 지금 그로스해킹을 말하는 사람들은 모든, 정말 모든 활동을 하는 것이 그로스해킹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기획, 채널, 컨텐츠, 메시지, UX/UI, 그리고 데이터 분석까지. 심지어 사용자 경험을 높이기 위한 웹사이트의 기술적 최적화, 즉 개발과 코딩이 언급되는 경우도 있다. 

저기요, 이 세상 어떤 업무든 모든 걸 다 하는 게 하나의 분야가 될 수 있어요?

 

모든 게 다 관여된다는 것은, 시간에 따라 근본의 개념이 변한다는 것은,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정의가 다르고 다양한 사례를 관통하는 하나의 무언가가 없다는 것은 그로스해킹이 정확히 어떤 업무 또는 방법론으로 정의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그로스해킹은 방법론인가 개념인가.

 

이제는 너무 당연해서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IMC라는게 있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예전에는 캠페인 한번 할 때 PR과 커머셜과 프로모션이 다 따로 놀았던 것을 하나의 큰 목표를 공유하고 지향하되 각각에 최적화된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다. 전쟁으로 비유하자면, 최단기간 점령이라는 전략적 목표가 있는데 어떤 놈들이 "점령"만 보고 전력누수 최소를 위해 우회기동하는 그런 일을 없게 하는거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한건데, 모든 건 다 당연하기 이전의 시대가 있었다. IMC는 방법론이 아니라 개념이다. 그로스해킹을 보면 개념 같은데, 다들 방법론으로 착각하는 듯하다. 실제로 영문으로 정의된 그로스해킹을 찾아보면 Umbrella strategy라는 말이 나온다. 엄브렐러. 이게 모든 걸 말해준다.

 

무엇보다 방법론이라는 건 말이지, 저쪽에서 적용된 기본 프로세스가 다른 쪽에서도 스킨만 바꾼 채 역할을 할 때 비로소 방법론이라는 이름이 붙는거다. 이놈 저놈이 다 다른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같은 이름이 붙고 방법론이 되나.

 

그로스해커는 존재하는가

그로스해킹이 개념이라면 그로스해커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IMCer가 없듯.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로스해커가 있다. 일부 회사는 그로스해킹팀이라는 조직도 보유하고 있다. 

업무 관점에서 살펴보자. 그로스해커로서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획부터 분석까지 다 해야 한다. 내가 아는 사람들로만 구성해보자. 특정 "그로스해커"가 지누스 심재형처럼 사업 기획하고 어센트 박세용처럼 컨텐츠 설계하고 비비다스 정종필처럼 미디어 다루고 아티언스 최윤희처럼 웹사이트 SEO 하고 발크 제임스처럼 UX/UI 개선하고 마이티하이브 김선영처럼 데이터 분석할 수 있어? 각각의 업무영역에서 "프로"소리를 듣고 "컨설팅"을 할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과 경험히 필요할 것 같나? 

10점짜리 능력 10개를 모아서 100점인 사람은 현장에서는 필요하지 않다. 

 

내가 다루는 업무분야 중 검색광고 쪽의 얘기를 해보자.

마케터는 광고를 기획하고 적절한 매체 운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광고는 AB 테스트를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랜딩 페이지 역시 부분수정, 다른 페이지로의 변경, 개편, 또는 마이크로 사이트 제작 등으로 테스트 한다.

광고비와 클릭, 전환의 관계에 따라 키워드의 성과 효율성을 판단하고 보다 투자가치가 높은 키워드에 집중하며, 이탈률을 통한 질적 분석도 병행한다. 성/연령과 지역 같은 분석도 물론 이루어지고, 그 분석들에 따라 지속적인 최적화가 진행된다.

종종 웹사이트가 사용자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구글 사이트 스피드도 돌려보고, AB 테스트 자동화 툴을 이용해서 CTA 버튼도 이리저리 바꿔본다.

실제 현업에서 여건에 따라 이 모든 걸 다 하지는 않을 뿐이지, 실제로 존재하는 업무들이다.

이게 그로스해커들이 우끼끼 우끼끼 하는 거랑 뭐가 다르게?

 

그로스해커를 보는 내 시선은 이렇다. 그냥 좋은 마케터. 좋은 퍼포먼스 마케터.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던 마케터와의 차이는, 능력의 문제라기보다는 권한의 문제인 듯 하다. 대부분의 조직은 업무에 따라 일정 규모의 독립된 조직을 구성하고, 각 조직이 권한을 갖는다. 그리고 독립된 조직들 사이에서의 업무조율과 조직의 보호 논리, 그리고 때로는 이기주의와 보신주의에 따라 업무가 늦어지고 협업의 장애물이 생긴다. 웹기획자가 디자인에 지랄을 안하는거야 못하는거야? 거꾸로 디자이너가 기획팀에 반론을 제기 안하는거야 못하는거야? 그냥 조직의 벽 때문이다.

그로스해킹이란 이름을 붙이면 이 권한 자체가 한 조직 또는 사람에게 집중되고, 당연히 빠른 의사결정과 행동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그로스해킹을 "스타트업에 적합하다"라고 부르는 것이다. 작은 조직은 많은 업무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커버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좀 못된 시선으로 본다면, 그냥 허울 좋은 이름 주고 애들 갈아마시는거다. "뭐든지 담당 팀장"이랄까.

 

그로스해커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

많은 교육기관에서 그로스해커 양성과정 이런걸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이 글에 공감한 사람이라면 부질없다는 것을 느낄거다.

결국, 좋은 마케터가 되면 된다. 가장 근본에 충실한 마케터, 성과지향적인 마케터.

 

여기에, 인접한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시선이 필요하다. SEO 강의에서 매번 하는 얘기인데, SEO적인 관점을 갖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 개발자가 단지 멋지게 작동하는 웹사이트가 아니라 검색엔진이 잘 살펴볼 수 있는 웹사이트"도"고려하라 뭐 이런 얘기. 

지금 내가 하는 마케팅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비록 나는 미디어 플래닝을 담당하고 있지만 "종합적인 마케팅적 관점"에서 랜딩 페이지도 보고 방문자 데이터 분석도 하고 마 밥도 먹고 으이 사우나도 가고 마 다 해써. 마케터지만 웹사이트의 로딩 속도나 모바일에서의 폰트 사이즈 때문에 전환이 떨어진다는 생각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걸 개선하는 건 개발자에게 넘기되, 마케터가 해당 이슈를 의심하고 끄집어낼 수 있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메인 역량을 키워야 한다. 무엇이 주역량이고 부역량인지 명확히 방향을 잡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10점짜리 열개를 가지고 100점이라며 "나는 다재다능한 그로스해커요"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실력 있는 *** 마케터가 그로스해킹의 관점에서 프로세스를 관리하는거지, "*주만에 완성하는 그로스해킹 특별 양성 코스"라는 건 존재할 수 없다. 아, 뭐 그냥 교양 수업 정도라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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