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선생님께서는 지난 3월 27일에 업데이트된 유시민의 알릴레오 56회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왜 홍보가 필요하냐고 지금. 일하는게 필요하지."

정부가 뭔가를 할때마다 5대다 7대다 이렇게 구분하고 정리하는 것 자체가 공무원적 발상이고, 보여주기식이라는 맥락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함께 출연하신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님도 적극 동의하셨습니다.

 

주장의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홍보는 필요합니다. 묵묵히 뒤에서 일만 하는 건 얼핏 보기에 본분에만 충실하고 겸양을 갖춘, 미덕으로 보여지지만 사실은 아주 나쁜 행동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기업의 최고 경영자로 계시며 많은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변화와 혁신은 고객을 중심에 두어야 하며, 그 결과 기업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믿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기업이 가져온 변화의 결과가 어느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더 많은 고객들이 더 큰 믿음으로 선생님의 기업을 찾아올까요? 기존 고객들의 입을 통해서? 바이럴이란 가장 설득력 있고 효율적인 성장의 자양분이지만, 현실에서 순도 100%의 바이럴에 의한 성공이란 로또와 같은 확률을 가진, 또한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선생님의 계획이 구성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면 어땠을까요? 잘못된 정보가 구성원 사이에 돌고, 피해를 우려한 구성원들이 변화에 몸을 사렸다면 어땠을까요? 선생님의 지난 업적은 구성원들의 이해와 협조가 첫번째 성공 요인이 아니었을까요? 적어도 그 과정이 민주적이었다면 말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주니어 시절부터 매우 강직한 성품을 가졌다고 많이들 얘기하더군요. 선생님과 같은 분들에게 자신의 계획과 성취를 자신의 입으로 떠드는 일은 본질과 관련 없는 잡스러운 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사업기획을 하시며 "왜"를 가장 먼저 떠올리셨듯, 홍보 역시도 "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왜"는 "일도 안 하면서 하는 척 뽐내기"가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의 홍보, 정부가 하는 일을 국민들에게 올바르고 상세하게 전달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셨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뽐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랬던 것이 아니라, 그 역시 정부의 의무 중 하나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합니다. 아무리 좋은 취지도 국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여 좌초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선의가 늘 정직하게 전달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언론에 의해, 때로는 반대 정파에 의해 왜곡돼고 각색됩니다. 그리고 그 왜곡을 접한 국민들 개개인에게 진실 탐사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국민들에게 올바르게 취지와 과정을 전달하고, 다수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뜻하는 바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경제는 심리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개인 레벨에서의 자본의 흐름이 위축되고, 이는 기업의 투자와 전체 경제 분야에 반드시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위기의 상황에 적절한 위기 현황을 공유하여 막연함이라는 불안요소를 제거함과 동시에, 현재 정부가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몇대 과제 또는 몇대 전략 이러한 것이 형식주의라고 생각하시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 대책"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5대 수행과제"가 더 구체적으로 들립니다. 보다 구체적이라는 말은 듣는 이들에게 보다 신뢰감을 줄 수 있다는 말도 됩니다. 

 

열린민주당도 자당의 정책에 대해 열심히 "홍보"하고 있지 않습니까? 유튜브에 나와 홍보할 시간에, 길거리에서 손 흔들 시간에 정책 연구나 더 하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물론, 선생님의 의도가 "그 시간에 일을 더 하라고"라는 격려의 채찍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본인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유튜브 채널에서 말씀하셨고, 열린민주당 입당을 통해 행동으로도 입증하셨지요. 하지만, 홍보 역시 정부가 뜻하는 바를 실행하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종의 "의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모쪼록 이번 선거에서 뜻하는 바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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