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진짜 A사임!) 대표님 및 직원분들과 점심을 겸해 반가운 자리를 가졌다. 밤을 새운 관계로 양쪽 관자놀이에 우유주사를 맞은 듯 멍했지만, 그래도 업계의, 게다가 이 생태계 내부에서 시작하지 않은 사람들만이 갖는 공감대가 있어 동업자와 얘기하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오늘 대화의 마지막 부분은 과연 지금의 이 검색환경이 바뀔 수 있는가에 대한 토론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단기간 내의 변화는 어렵다는 것이 매우 공고한 의견이다.
이유는 크게 세가지.
첫번째는 까도까도 마르지 않는 까이의 샘, 네이버.
네이버는 이 시장을 리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더 나은 것을 알지 못하도록 하는 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맨날 알고리즘이 바뀐다고는 하지만 기술이 아닌 사용자의 측면에서 뭐가 나아지는 건지도 모르겠고, 맨날 자동 자동 외치는데 왜 갈수록 손은 더 타는건지? 굳이 첫눈 인수 후의 만행까지는 언급하지 않겠다. 검색결과를 뿌려주는 알고리즘으로 맨날 장난을 치는데, 극악의 웹정보 수집능력을 개선한 생각은 왜 안하는 것일까. 뭐가 들어와야 나가는 것도 제대로 나가지.
게임/엔터테인먼트 분리 이후 검색광고에 대한 네이버의 매출 의존도는 더욱 커지고 있으며, 이는 네이버의 검색 전략이 Organic이 아닌 Paid를 위해 빌드업될 것임을 의미한다.
두번째는 사용자.
외국 나가면 한국이 IT의 신선계인 것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솔직히 사용자 행동패턴의 관점에서 한국의 사용자들은 매우 수동적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개선하기보다는 만들어진 서비스를 받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하다. 물론 이것은 성향이 차이이며, 이로 인해 외국과 달리 포털 서비스라는 영역이 활성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어두운 면은, 설령 나쁜 것이 있어도 그것이 익숙하다면 굳이 변화에 대한 욕구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변화 자체를 유별난 것으로 치부하기도 하고.
아이폰이 들어오기 전, 사람들은 "연아폰으로도 다 되는데 호들갑 떨기는"이라고 말했다. 이제 그들 모두가 무엇이 달랐던 것인지 확실히 알고 있고, 누리고 있다.
저런 방관자 놈들이 나중에 혜택이 주어졌을 때 더욱 악착같이 자기 몫을 찾고 독하게 권리를 누리려고 한다.
그 꼴을 보는 것도 치가 떨리게 싫은데, 내가 그 짓을 하라고?
네이버가 스스로 뭔 사고를 쳐서 고꾸라지는 것이 단기 변화로는 제일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싸이월드가 제 발로 무너진 것처럼. (사실 스크컴즈쪽도 "니들 약먹고 일하니 수준"으로 깔게 널렸는데, 너무 불쌍해서 안 건드리고 있음)
그래도 누군가 계속 돌을 던지면 바뀔수도 있는거고,
우리가 아닌 다른 이유로 환경이 바뀐다 해도 이런 준비와 의지가 결코 의미없지는 않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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